삼성전자 720선 등락속 신고가 행진, “강세장” “조정장” 논란

종합주가지수가 72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꾸준히 상승하며 독주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잇따라 신고가를 경신하며 사상 최고치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의 영향으로 그동안 지수는 큰 폭으로 올랐지만 투자자들의 체감지수는 여전히 썰렁하기만 하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개별 종목들의 수익률은 영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5일 종합주가지수는 개인과 외국인의 동반 매수세로 전일보다 3.30포인트 오른 721.84포인트로 마감했다. 하지만 외국인의 순매수 금액은 112억원에 불과해 매수강도가 크게 약화된 모습을 나타냈고 사흘 만에 순매수로 돌아선 개인들의 순매수 규모도 74억원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사상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어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42만9,500원까지 오르며 지난 1일 기록했던 52주 신고가 42만7,000원을 경신하는 한편 사상 최고치인 지난해 4월24일의 43만2,000원에 바짝 다가섰다.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오름폭이 다소 줄어 결국 전일보다 6,500원(1.54%) 오른 42만8,0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독주 현상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신고가 행진이 강세장을 알리는 신호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만 홀로 가는 시장은 그만큼 에너지가 부족한 시장으로 현재의 조정 분위기가 좀더 이어질 것을 의미한다는 국내 전문가들의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 독주는 강세장 신호다`=메릴린치증권은 이날 `강세장의 신호(Sign of the Bull?)`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과거 경험상 대표주들이 신고가를 경신하는 것은 진정한 강세장의 초입에 들어선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향해 돌진하는 가운데 종합주가지수도 강세장과 약세장의 심리적 경계선인 720선을 넘어선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또 메릴린치증권은 경기에 민감한 다른 블루칩 주가도 사상 최고치에 10~15% 남겨놓을 정도로 근접하고 있는데다 기술주는 물론 전통 제조업종 주식까지 강세를 보이는 것도 강세장의 신호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경기선행지수의 상승반전 ▲장단기 채권의 스프레드 확대 ▲북학의 핵문제 관련 다자회담 수용 ▲외국인 매수세 지속에 따른 블루칩 물량감소 등도 강세장을 위한 환경이 마련되고 있는 증거로 꼽았다. 이원기 메릴린치증권 전무는 “지금 증시는 800선을 향한 재충전에 들어간 상태”라며 “현 시점에서 우량주의 비중을 늘리는 것은 결코 늦은 판단이 아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만으론 강세장 어렵다`=삼성전자의 나홀로 강세 속에 증시에서는 차별화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속한 거래소시장과 뚜렷한 주도주가 부각되지 못하는 코스닥시장 간의 차별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종합주가지수는 주요 이동평균선들의 정배열 상태 속에 오름세를 이어가는 반면 개인들이 선호하는 코스닥지수는 5일선과 20일선에 이어 60일선마저 밑도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외국인이 선호하는 삼성전자의 독주로 인해 실제지수와 일반 투자자들이 느끼는 체감지수 간의 괴리가 상당히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 주식들의 힘이 떨어졌고 삼성전자 주가도 부담을 느끼는 수준에 근접했다”며 “다른 주도주들로 강세 분위기가 확산되지 않는 이상 삼성전자의 탄력 둔화에 따른 조정국면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삼성전자의 신고가 행진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의 체감 수익률이 매우 부진한 점이 문제”라며 “밸류에이션에 부담을 느끼는 대형주보다는 중소형 실적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