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기회복 속도조절등 맞춰 전략수정주요 대기업들이 경기회복에 따른 실적호전에도 불구하고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고 있다.
특히 정부가 정책기조를 '부양'에서 '중립'으로 전환해 경기회복 속도의 조절에 들어가면서 기업들도 외형성장보다는 기업 체질강화에 앞으로의 경영 전략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그동안 추진해온 경영혁신 성과를 평가, 분석하는 동시에 이를 토대로 또다시 업무개선에 나서는 등 경영 비효율 요인을 없애는데 주력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이건희 회장이 '회사가 잘 나갈때 절대 자만하지 말고 긴장을 풀어서도 안된다'는 요지의 특별지시에 따라 당초 세운 투자 등 경영계획을 유지하고 상시 구조조정도 지속할 방침이다.
삼성은 금융시장 악화에 대비해 보수적인 경영계획을 유지한다는 원칙 아래 적정 현금 유동성 확보 및 부채비율 축소, 경비절감 등 재무구조 건전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차세대 반도체와 LCD라인 투자 등 조심스럽게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판촉비 등 간접경비는 지난해보다 10% 줄인 당초 경영계획을 그대로 유지하고 신입사원 채용도 지난해 수준인 1,500~1,600명을 유지할 방침이다.
LG도 구본무 회장이 연초에 사업구조를 미래 유망산업 중심으로 바꿔나가는 한편 내실경영 기조를 유지할 것을 당부한 만큼 올해는 외형 성장보다 미래사업 준비와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LG는 연구개발 투자는 강화하되 5조4,000억으로 예정된 설비투자 규모는 당초 경영계획대로 유지, 무리한 확대는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SK도 당초 세운 4조3,000억원의 투자계획을 계획대로 실천하고 '제로 베이스' 예산을 통해 경비를 절감하는 한편 현재 140% 가량인 부채비율을 낮추는 내실경영을 지속할 계획이며 현대자동차도 비용절감을 위해 개선제안 제도를 도입하는 등 원가 및 경비절감을 통한 내실경영에 주력키로 했다.
이 같은 기업들의 허리띠 다시 졸라매기는 경영혁신 바람으로 나타나고 있다. 낭비요인 제거를 통해 연간 수십억~수백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올리는 것은 물론 기업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자는 포석이다.
포스코는 지난 99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진행된 1기 PI(업무혁신)로 업무효율을 크게 높인데 이어 오는 2005년까지 추진되는 2기 PI작업를 통해 기업가치를 5조2,000억원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난 96년초 국내 처음으로 품질혁신운동인 6시그마를 도입한 LG는 지난해까지 1조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올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LG는 이런 성과를 국내는 물론 해외법인에까지 확산시킨다는 방침아래 최근 LG전자 해외법인의 현지채용인을 국내로 초청, 6시그마 교육을 실시했다.
삼성은 SDI를 중심으로 6시그마 등 경영혁신 활동에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최근 4년동안 경영혁신 활동을 통해 6,000억원이상의 성과를 거둔 삼성SDI는 모범사례로 평가돼 전자ㆍ전기ㆍ코닝ㆍ에버랜드ㆍ에스원 등은 물론 카드ㆍ캐피탈 등 금융계열사까지 SDI 따라배우기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삼성에버랜드는 올해부터 과장급 이상 간부들의 승진때 6시그마 자격취득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밖에 두산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3월 PI 테스크포스팀을 신설했으며 코오롱은 지난해 그룹 구조조정본부에 IT전략팀을 신설, 경영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제 업무혁신ㆍ품질관리 등은 기업이 글로벌화 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됐다"며 "경영혁신이 끝없는 숙제인 만큼 앞으로 기업들의 노력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석훈기자
조영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