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한반도 대운하 건설의 총대를 메고 나섰다. 미국 쇠고기 수입 파문 등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대운하 건설의 추진력이 떨어지자 또 한번 불씨 살리기에 들어간 것이다.
강 장관은 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국경제 설명회에서 MB노믹스의 성공을 저해하는 위험 요인을 묻는 질문에 “국제적으로는 경제 환경의 악화이고, 국내적으로는 한반도 대운하 등에 대한 국내 부정적 여론”이라고 말했다. 런던 금융가의 머천트테일러홀에서 열린 이날 설명회에는 영국 정부 관계자, 금융전문가, 기업 대표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강 장관은 대운하 논란과 관련해 “새 정부 임기 내에 이뤄지길 희망하고 있다”며 운하 프로젝트가 ▦온실가스 감소를 위한 대체 교통수단 ▦내륙지방의 개발 ▦국내 소비와 투자의 증진 ▦장기적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실질적으로 운하(canal)가 아닌 수로(waterway)”라며 개념을 정의한 뒤 “정부 재정이 아니라 민자로 추진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정부가 막을 이유가 없다”며 대운하 추진 의사를 재차 확인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도 8일 서울 강남구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건설경영인포럼 월례조찬회에 참석해 “한반도 대운하는 정치적 쟁점이 아닌 이수(利水)ㆍ치수(治水)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운하의 기본은 강을 열어 물을 확보하고 열린 공간을 제대로 활용하는 데 있다”며 “대운하를 물과 국토의 관리ㆍ이용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좋은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당ㆍ시민단체 등 일각의 반대론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정 장관은 이와 함께 “대운하는 물 사업뿐 아니라 물류ㆍ관광 부문까지 연계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대운하 참여업체들에 주변지역 개발권을 주는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단계이므로 확정된 바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정 장관은 업계가 요구하고 있는 분양가 상한제의 탄력적인 적용 방안에 대해 검토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분양가상한제는 일단 분양가격 상승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한 제도”라고 운을 뗀 뒤 “토지비의 감정가 산출 대신 장부가격도 인정하는 방안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