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의 계절' 끝자락… 여자골프 스폰서 지형 확 변했다

볼빅 18명·한화 12명 후원… 정관장, 한국 투어로 발넓혀
국내기업, 외국인 선수 영입… 화장품 업체도 진출 눈길 끌어

골프 시즌이 다가오면서 '계약의 계절'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세간의 관심은 역시 국내외에서 인기몰이 중인 여자 프로 골퍼의 거취. 지난해 말부터 유난히 '대어'의 이동이 많았던 여자 골프는 '스폰서 지형도'가 바뀌었다고 할 정도로 변화폭이 컸다. 업종과 업체 규모를 가리지 않고 기업이 몰려든 가운데 대규모 선수 영입으로 몸집을 부풀린 기업과 화장품 업체의 진출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벌떼야구ㆍ벌떼축구? 벌떼골프도 있다=골프볼을 만드는 볼빅은 후원하는 여자 선수만 18명에 이른다. 지난해 유소연 등 4명을 후원하던 한화도 올해는 세 배나 많은 12명을 거느린다. 2009년 US여자오픈 챔피언 지은희와 2006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왕 이선화 등 LPGA 투어 소속 7명과 오세라 등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소속 5명이 그들이다. 지난해 LPGA 투어 신인왕 유소연은 다른 기업과 계약을 앞두고 있다.

한화 골프단 관계자는 13일 "당장의 성적보다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큰 선수들을 데려왔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지난해 총상금 12억원짜리 KLPGA 투어 대회를 개최하는 등 공격적인 골프 마케팅으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해외로 나가고 국내로 들어오고=국내 기업이 외국인 선수를 후원하는 것도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볼빅은 LPGA 투어에서 뛰는 미국ㆍ호주ㆍ태국 선수를 한 명씩 후원하고 있으며 한화는 지난해 LPGA 투어 신인왕 경쟁에서 4위에 올랐던 시드니 마이클스(미국)를 올해부터 후원한다. 이들이 모자에 달고 나오는 볼빅ㆍ한화 로고는 TV 중계를 통해 전세계에 노출된다. 볼빅 관계자는 "올해 수출 대상국을 종전의 두 배인 40여개 국가로 늘리기로 하면서 후원 선수도 그에 발맞춰 더 다양한 국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후원 선수인 이보미가 지난해 일본 투어 상금랭킹 2위에 오르며 톡톡히 효과를 본 정관장은 올해 국내 투어로 보폭을 넓혔다. 기존의 '일본파' 이보미ㆍ송보배에 KLPGA 투어 톱 클래스인 양수진을 추가 영입하면서 한일 양국에서 '쌍끌이 홍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올 시즌 뒤 일본 진출을 노리는 양수진으로서도 정관장이 닦아놓은 일본에서의 기반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장품 업체도 진출=LG생활건강이 LG전자와 공동으로 '미녀 골퍼' 김자영을 후원하기로 한 데 이어 화장품 업체 토니모리도 KLPGA 투어에 뛰어들었다. 토니모리는 요진건설 소속이던 심현화 등 3명으로 골프단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고 조만간 이를 공식화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도 '오휘' '후' 등 화장품을 주력으로 내세우는 업체. 여자 골퍼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이들의 미모와 건강한 이미지가 관련 업체의 마케팅 도구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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