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 용병의 방법은 아군이 적의 열 배가 되면 포위하고, 아군이 다섯 배이면 공격하고, 아군이 두 배이면 병력을 분리해 공격한다. 적보다 능력이 우세하면 전쟁을 하고 적보다 적은 능력이라면 도망한다. 아군이 적보다 능력이 모자라면 피해야 한다. 고로 약소의 군대가 적을 맞아 견고하게 수비를 한다면 강대한 적에게 포로가 된다.' 모략으로 공격해야 한다는 모공(謨攻)편의 한 구절이다. 삼십육계에서 말하는 '도망가는 것이 상책'이란 바로 적의 수가 월등하게 많을 때 취해야 할 어쩔 수 없는 일을 가리킨다. 오히려 견고한 체 하다 도망칠 기회도 잃어버리는 수가 있다. 골프에서는 깃대가 뻔히 보이더라도 돌아서 가거나 끊어 가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무조건 티샷은 길게 치고 다음 샷은 짧게 쳐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릴 필요가 있다. 특히 페어웨이 중간에 연못이나 개울이 있다면 반드시 이를 티샷으로 넘겨야 한다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 티샷을 해저드 앞까지 짧게 보내고 세컨드 샷을 길게 쳐서 그린까지 보내는 공략이 필요하다. 장애물을 앞에 두고 괜히 무리수를 두다 보면 평소보다 힘이 들어가면서 클럽페이스의 스위트스폿에 맞히지 못하고 토핑이나 뒤 땅 치기 등의 실수가 나와 큰 손해를 보게 된다. '잘라서 가야 하는' 경우다. 페어웨이 좌우측에 큰 나무가 도열해 있는 숲이나 그린 방향으로 턱이 높게 돼 있는 벙커에 빠졌을 때에는 '돌아서 가는' 전략이 요구된다. 오로지 전진만 하려다 보면 나무에 맞거나 벙커 턱에 맞으면서 그 홀 스코어가 크게 불어날 위험이 크다. 페어웨이 쪽으로 일단 안전하게 탈출하는 것이 우선이다. 가끔은 한 박자 쉬어 가고 한 타수 우회해 가야 하는 것이다. 그런 뒤에 그린으로 올리는 방책을 강구하는 게 결과적으로 훨씬 큰 성공을 보장한다. 골프에는 "뒤로 치는 사람이 용감한 사람이다"라는 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