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정유] 국내업계 재편 시나리오 무성

해외메이저들은 한국자동차업체에 상당한 관심을 두고 있다. 이들은 세계 10위권인 한국시장자체에 매력을 갖고 있으며 동남아시아의 거점으로 활용하기에 손색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대우차 대우차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곳인 GM이다. GM은 지난 8월 대우와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본사에서 루 휴즈수석부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실사단이 두차례나 한국을 방문했다. 한동안 소극적 입장을 보이던 GM은 채권단이 대우차 공기업화를 추진하고 대우차는 독자생존을 추진한다는 소문이 나돌자 다급해져서 협상을 고삐를 당기고 있다. GM은 대우차에 대한 실사작업을 거의 마무리한 단계로 지분인수방식보다는 국내외 우량사업장을 자산인수방식으로 매입하는데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우 관계자는 『GM과의 협상을 연말까지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고 밝혔으며 리처드 와그너 GM사장은 최근 『대우자동차 인수작업을 계속할지 여부에 대한 최종검토를 올해안으로 마치겠다』고 공식으로 발표했다. 대우는 최근 아시아와 동구지역 진출을 원하는 독일의 BMW와 프랑스 PSA그룹 등과 제휴타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실현가능성은 희박하다. 상용차의 경우 대우자동차 군산 상용차공장은 프랑스 르노-닛산, 스웨덴의 스카니아의 2파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독일의 만은 최근 인수를 완전히 포기했다. 르노-닛산은 최근 대우차 군산공장을 두차례나 실사차 방문했으며 공장의 가치를 10억달러로 판단하고 있다. ◇삼성차 르노-닛산이 가장 먼저 인수 의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GM이 삼성 대우차 일괄 인수를 제의하고 피아트까지 가담해서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6위의 자동차회사인 이탈리아의 피아트사는 삼성자동차의 주채권은행인 한빛은행으로부터 원매자 협상의뢰를 맡은 프랑스 파리바은행에 삼성차 매입의사를 전달했다. 피아트는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에 진출하기 위한 조립 및 물류기지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으로 삼성차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삼성차 인수를 표명한 GM은 대우차 인수협상이 차질을 빚자 삼성차까지 한꺼번에 인수하는 방안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GM이 삼성차를 인수한뒤 대우차를 다시 인수하는 역빅딜가능성에 대해 삼성과 GM측이 모두 부인하고 있으나 가능성을 배제할수는 없다. 삼성차의 채권단 관계자는 『삼성그룹내 삼성차 매각추진팀이 해외 3~4개업체로부터 인수의사를 타진받는 등 삼성차 매각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쌍용자동차 인수 대우채권단이 쌍용차를 대우차에 합병하지 않고 워크아웃으로 독자생존시킨뒤 제3자에 매각키로 결정한 가운데 3.08%의 지분을 갖고 있는 벤츠의 인수여부가 최대관심거리다. 벤츠는 최근 부채만 정리되고 가격만 좋으면 쌍용차를 인수할수도 있다는 의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벤츠는 승합차인 이스타나 라인에만 관심이 있고 다른 생산라인에는 흥미가 없는 것이 아킬레스건이다. 벤츠가 해외에서 자사 브랜드가 붙은 승용차를 아웃소싱한 전례가 없다는 점을 들어 승용차부문의 인수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이다. GM이 대우, 삼성, 쌍용차를 함께 묶어서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자동차 현대는 유럽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상대는 현대차 지분의 8.05%를 갖고 있는 일본의 미쓰비시와 협력관계에 있는 이탈리아의 피아트, 스웨덴의 볼보가 유력하다. 현대자동차 이계안(李啓安)사장은 『세계적 자동차회사가 되기 위해 해외 2~3개 메이저자동차업체와 전략적 제휴 협상을 추진중』이라며 『제휴방식은 인수·합병이 아니라 GM과 도요타식의 분야별 협력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AFP통신은 최근 『현대자동차사 미쓰비시와 피아트와의 제3자간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대는 유럽판매에 애로를 겪고 있는 점을 들어 협력관계에 있는 미쓰비시를 통해 유럽업체와 제휴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미쓰비시는 현재 피아트와 기술협력관계를 맺고 있고 4륜구동차 공동개발 및 생산에 합의했으며 볼보와는 지난 8일 지분을 상호 교환키로 하고 의향서를 교환했다. ◇성사 가능성은 자동차재편 시나리오는 어느것 하나 실현가능성이 높지 않다. 메이저업체들은 가능한 싼가격에 인수하려고 하지만 정부와 채권단은 국민정서 등을 고려할 때 결코 헐값에 넘길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자산가치산정을 싸고도 매도자와 인수자간의 시각차이가 너무 커서 인수가능성이 더욱 낮다는 것이다. 업계관계자는 『현재 국내업체 인수의향을 보인 해외메이저들은 헐값에 인수하려고 하기 때문에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자동차산업의 재편작업은 상당히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연성주기자SJYON@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