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 뒤에 욕망·이기심이…

연극 '세자매' 17일부터 대학로 정미소극장

17일 서울 대학로 정미소극장에서 막이 오르는 연극 '세자매'

17일 서울 대학로 정미소극장에서 막이 오르는 연극 '세자매'



자신의 일상에 만족하고 행복을 느끼는 인간은 드물다.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이 일상의 평범함을 버텨내기가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한 때 사랑스러웠던 아내를 뒤로하고 딴 여자에게 눈길을 흘리는 남편. 한 여자를 두고 사랑놀음을 하는 두 남자. 다른 남자를 사랑하며 애정행각을 벌이는 여자. 인간관계 속에서 삶의 진실을 표현하는 안톤체홉의 ‘세자매’(연출 전훈)가 17일부터 정미소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이 작품은 안톤 체홉 서거 100주년 기념작으로 벌어지는 체홉의 4대 장막 희곡 중 마지막 작품. 체홉 작품은 사람들간의 소박한 인정을 바탕으로 삶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제시하며 희곡에서 느낄 수 있는 시정을 통해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해 세계 각지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모두 4막으로 구성된 이 작품의 주제는 사랑. 러시아 외딴 마을에 작고한 여단장의 세 딸이 하루하루 똑 같은 일상에 지겨워 하며 더 나은 삶을 꿈꾼다. 학교 일로 바쁜 일정에 늘 지쳐있는 올가(이경선 분), 결혼에 실패한 마샤(김정난 분), 딴 세상을 동경하며 모스크바로 가고 싶어하는 이리나(유지연 분). 극은 세 자매와 주위를 둘러싼 사람들간의 사랑과 갈등 그리고 절망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이렇듯 평범하기 그지없는 세 자매의 일상에 모스크바에서 포병대 대장으로 베르쉬닌(조민기 분) 중령이 부임하면서 집에 활기가 넘친다. 갑자기 동네에 불이 나면서 세 자매를 둘러싼 인물들 간의 갈등이 증폭된다. 아내 손에 쥐어사는 오빠 안드레이(정원중 분)는 불이 난 후 도박에 빠져 살고 시누이와 올케간의 갈등이 커진다. 마샤는 베르쉬닌과 불륜을 저지르고, 주둔했던 군대가 떠나는 날 이리나를 사랑하는 뚜젠바흐(류태호 분)와 살료느이(최익준 분)는 결투를 벌이고 결국 뚜젠바흐가 죽고 만다. 한 여자를 차지하기 위한 두 남자의 다툼은 결국 한 남자를 죽음으로 몰고 사람들은 사랑과 인생에 대한 허무와 허탈에 절규한다. 등장 인물들간의 얽힌 관계는 우리들의 삶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이며, 평생 사랑에 목말라 하는 삶의 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등장인물들은 삶의 진리인 펑범함 대신 감각과 자극을 추구하는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연출을 맡은 전훈씨는 “지금까지 체홉의 연극은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시대적 상황을 재현해 재미있게 만들었다”며 “세 자매는 언제나 위기의 순간에서 새로운 드라마와 연극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체홉의 특성을 가장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호성, 조민기, 최익준 등 TV와 영화와 연극의 장르를 넘나들며 탄탄한 연기세계를 구축하는 개성이 넘치는 배우들을 만날 수 있다. (02)741-3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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