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8년 12월3일. 앤드루 잭슨(Andrew Jackson)이 미국 7대 대통령에 당선된다. 최초의 서부출신 대통령. 20달러짜리 지폐의 모델로도 남아 있다. 교육시설도 없는 시골서 태어나 20세에 독학으로 변호사 자격을 따낸 그는 판사, 하원의원을 거치며 승승장구한다.
전국적 유명세를 탄 것은 ‘뉴올리언스 전투’. 영미 전쟁의 막바지에 영국은 정규군 1만여명을 증파한다. 나폴레옹과의 싸움이 끝나자 주력을 돌린 것이다. 풍전등화의 위기. 연방을 탈퇴해 식민지로 돌아가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잭슨이 이끄는 4,000여 민병대에 걸린 영국군은 사상자 3,336명을 냈다. 장군 2명도 전사했다. 미군 사상자는 단 21명. 연방은 분열 위기를 넘겼다. 스페인령 플로리다가 미국에 넘어온 것도 이 전투의 결과물이다.
두번째 대권 도전에서 남부 농장주와 서부의 농민 동ㆍ북부 노동자들의 지지로 압승한 그는 정부 축소와 지방 분권, 평민의 참여를 확대하는 개혁에 착수한다.
연방의 자금을 23개 지방은행으로 분산 예치해 동부 기득권의 상징이던 연방은행도 무력화시켰다. 야당과 동부의 부자들의 반대, 일부 은행의 고의적 대출 회수로 경기가 곤두박질 쳤지만 밀고 나갔다. 연방은행은 1913년에서야 다시 살아난다.
잭슨은 반발이 나올 때마다 ‘보통사람(common man)을 대변한다’며 맞섰다. 측근과 저녁식사에서 주요 정책을 결정한다는 ‘부엌정치(kitchen cabinet)’도 그가 효시다. 존경받는 대통령의 하나로 평가되지만 ‘민주적 독재자’라는 별명도 남겼다. 연방법원의 위헌 판결을 무시하고 인디언을 탄압한 적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그는 비슷한 점이 많다는 소리가 들린다.
/권홍우ㆍ경제부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