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급속하게 커지고 있는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잡기 위한 업체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정보기술(IT) 업계 곳곳에서 가격 인하 붐이 일고 있다. 24일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최근 전자책 단말기인 킨들용 온라인 콘텐츠 마켓(앱스토어)을 구축하기로 결정하고, 전자책 콘텐츠를 종이책보다 최소한 20% 싸게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이로 인해 줄어드는 출판사나 서점의 수익을 보전해 주기 위해 전자책 판매에서 나오는 전체 수익 가운데 70%를 이들에게 배분하기로 했다. 세계 휴대폰 점유율 1위 업체인 노키아는 최근 스마트폰용 내비게이션 '오비 맵(Ovi Map)'을 전면 무료화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비 맵의 이용자들은 음성 내비게이션이나 운전 가이드를 받을 때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 미국의 이동통신업체인 AT&T와 버라이즌은 스마트폰 가입자 확보를 위해 음성 및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각각 한달에 100달러에서 70달러로 30% 인하했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이통통신업체들이 얼마전 통신요금을 인하한데 이어 SK텔레콤은 지난달 말 앱스토어인 'T스토어'의 주요 콘텐츠를 다운로드 10만건까지 무료로 제공했다. 이처럼 IT분야에서 가격파괴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의 확산과 새로운 모바일 단말기의 등장으로 급속하게 커지고 있는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전자책 판매가격 인하는 조만간 발표될 애플의 '태블릿(Tablet) PC'에 대한 방어 차원으로 업계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미니 노트북과 스마트폰 중간 크기의 새로운 모바일 기기인 태블릿 PC는 키보드 없이 터치 방식으로 편리하게 입력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애플이 아이폰에 이어 태블릿에서도 히트를 기록할 경우 글로벌 모바일 기기의 주도권이 애플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조금이라도 붙들어 두기 위해 전자책 가격 인하라는 카드를 꺼낸 것이다. 노키아 역시 구글의 구글맵과 내비게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애플과 구글의 등장으로 촉발된 모바일 인터넷 전쟁이 결국 가격인하의 형태로 확산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과 구글의 등장은 시장 환경을 매우 빠르고 긴박하게 변화시키고 있다"라며 "신규 플레이어들의 공세와 기존 업체들의 반격이 맞물리면서 앞으로 IT 관련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더 빠른 속도로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