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설렁탕 체인 사장이 유통기한을 조작한 축산물 수백억원어치를 전국의 수십 개 가맹점에 납품해오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유통기한과 원산지를 조작한 우족ㆍ도가니 등을 체인 가맹점에 공급한 혐의(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 등)로 설렁탕 체인 본점 사장 A씨와 유통업자 정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은 또 A씨에게 자기 업체의 라벨을 쓰도록 해준 축산물 유통업체 대표 김모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8년 1월부터 2013년 3월19일까지 경기 광주에 무허가 축산물가공작업장을 만들어놓고 정씨로부터 유통기한이 임박한 축산물을 사들여 유통기한ㆍ원산지를 조작한 라벨을 부착, 가맹점 39곳에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5년간 납품한 축산물 물량은 모두 7,200톤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216억3,000만원에 이른다.
경찰 조사 결과 축산물가공 자격이 없는 A씨는 정씨로부터 정상제품 기준으로 1㎏당 2,100원가량 하는 우족을 450∼1,000원에 사들여 포장을 제거하고는 정상적으로 허가를 받은 김씨 업체의 라벨을 붙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축산물가공 허가를 받지 못한 사람은 라벨을 만들거나 붙이는 것부터가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A씨의 작업장에서는 직원들이 위생복을 입지 않고 축산물을 포장하는 등 위생상태도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자 정씨 또한 일부 물량에 자신이 직접 제작한 허위 라벨을 붙여 A씨에게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씨는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은 축산물 방문판매업자에게 팔아 넘기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39개 가맹점 중 A씨의 직영점 2곳을 제외한 나머지 가맹점주들은 납품 받는 축산물이 무허가로 재가공된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가 2008년께 설렁탕집을 개업해 이 같은 불량 축산물을 사용하다 사업이 잘되자 가맹점을 모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