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박찬호(33ㆍ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투수들의 무덤’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두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박찬호는 20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솎아내며 9안타 4실점(3자책)으로 팀의 13대4 대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박찬호는 올해 한국인 메이저리그 투수 중 가장 먼저 첫 승리를 올렸고 메이저리그 통산 승수를 107승으로 늘렸다. 특히 숀 에스테스가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임시 선발로 나선 박찬호는 지난 15일 애틀랜타전 이후 두번째 선발 등판에서 투수에게 불리한 쿠어스필드의 악조건을 딛고 퀄리티스타트의 인상적인 피칭으로 선발 롱런 기대를 부풀렸다. 1회초 4점을 뽑아준 팀 타선 덕분에 기분 좋게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첫 타자 코리 설리번에게 우월 2루타를 맞고 수비 실책과 희생 플라이를 묶어 첫 실점을 했지만 4할대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개럿 앳킨스를 2루수 땅볼 병살타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2회에도 볼넷과 안타로 1사 1, 3루에 몰렸지만 미겔 오하다에게 또 한번의 병살타를 유도해내 실점 위기를 넘겼다. 3회 일찌감치 팀이 8대1로 달아나자 힘을 얻은 박찬호는 4회 공 6개로 3명의 타자를 처리하는 위력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최대 고비는 5회에 찾아왔다. 1사 후 오하다에게 1점홈런을 맞은 뒤 4타자 연속 안타로 만루 위기를 맞은 것. 하지만 냉정을 잃지 않은 박찬호는 3번 토드 헬튼과 4번 앳킨스를 모두 플라이로 처리하고 실점하지 않고 넘겨 승리투수 요건을 확보했다. 6회 무사 1, 3루에서 포수 패스트 볼과 2루 땅볼로 2점을 내줬으나 승부와는 관계가 없었고 8회 타석 때 교체됐다. 이날 박찬호는 직구 최고구속 150㎞를 찍었으며 사사구 2개를 허용했지만 104개 투구 중 스트라이크 69개로 제구가 나쁘지 않았고 시즌 방어율도 4.86으로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