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선 이어 타이어까지, 파업 놀음하는 귀족노조

조선업에 이어 타이어 업계도 때아닌 파업 몸살을 겪고 있다. 무려 52년간 무분규 사업장이던 한국타이어마저 예외가 아니다. 이 회사 노조는 최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 파업안을 통과시켰다. 수익악화에도 아랑곳없이 역대 최대 규모로 기본급을 올려달라는 요구다. 워크아웃 졸업 다음날부터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간 금호타이어 노조와 오십보백보다.

중국산 저가 타이어의 공세와 유럽·일본산의 압박에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회사 경영사정은 안중에도 없다. 다른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국내 타이어 업계도 선진국과 중국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다. 중국시장은 성장률 둔화에다 현지 기업들이 저가제품을 쏟아내면서 판매량과 수익이 줄고 있다. 중국 이외 지역에서는 엔·유로화 약세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일본과 유럽 경쟁사에 밀리는 신세다.

올해 들어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2·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0%나 줄었다. 워크아웃을 갓 벗어난 금호타이어의 사정은 말하지 않아도 뻔하다. 그런데도 두 회사 모두 평균 임금은 대기업 최고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 몫을 더 챙기려고 파업 놀음에 빠져 있는 귀족노조가 한둘이 아니다.

조선 3사 노조는 다음달 9일 공동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2·4분기에만 3사 합쳐 5조원 가까운 적자를 내는 등 심각한 경영위기에 몰려 있는데도 막무가내로 파업 으름장을 놓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파업참가 독려차 상품권 지급을 추진했다가 내부에서조차 비판이 나오자 보류하기도 했다. 안팎에서 경쟁력이 위협받고 실적마저 꺾이는 상황에서 파업은 자멸에 이르는 길이다. 지금이라도 노조는 파업 재고와 고통분담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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