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해주 또는 남포에 수원 전자단지와 맞먹는 50만평 규모의 전자복합단지를 3단계로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삼성의 대북투자 및 임가공사업을 총괄하기 위해 평양에 종합무역사무소를 개설한 뒤 장기적으로는 이를 북한 내 종합무역상사로 육성키로 했다.삼성그룹은 10일 구조조정위원회(위원장 강진구·姜晉求)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북사업의 전략적 확대방안」을 확정, 시행키로 했다.
삼성은 이에 따라 그룹의 대북정보 창구인 특수지역위원회를 사업추진 창구로 격상시키는 한편 산하에 전자와 물산·전기 등 사업추진 관계사의 실무간부로 대북추진 태스크포스를 구성키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그룹의 특수지역위원회 관계자들이 방북, 현재 평양에서 북한 당국과 사업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다음달 중 북한에 현지조사단을 파견, 사업타당성 조사를 거친 뒤 내년 1월 중 북한측과 사업추진 기본의향서를 체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삼성의 대북사업계획에 따르면 내년부터 오는 2008년까지 10년 동안 총 10억달러를 투자, 가전과 정보통신, 반도체, 전자·전기부품 등 생산할 수 있는 전자복합단지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 단지는 50만평 크기로 약 3만명의 종업원을 두고 연간 3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삼성은 기대하고 있다.
삼성은 물류와 인프라 사정을 감안, 1차적으로 휴전선과 인접한 해주를 추진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평양 근교인 남포지역을 꼽고 있다.
삼성은 1단계로 내년부터 2002년까지 공단조성과 통신망구축 등 기본시설에 대한 투자를 마친 뒤 부품 위주의 임가공사업을 추진, 국내로 반입할 예정이다.
2단계(2003~2005년)에서는 협력업체와의 동반진출로 완제품 설비를 구축한 다음 3단계(2006~2008년)에 시스템 제품 및 첨단제품을 생산, 전세계로 수출할 방침이다.
삼성은 이와 함께 평양에 종합무역사무소를 설립, 삼성의 대북사업을 총괄하도록 하고 장기적으로는 이를 종합무역상사로 육성키로 했다. 이밖에 연간 1,000만달러 규모의 섬유 임가공 사업을 3,000만달러 규모로 확대하기 위해 저가품에서 중·고가제품 생산으로 전환하고 수출지역도 미국과 유럽 등지로 넓히기로 했다. 【권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