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외환 보유액이 10월 말로 1조달러가 넘을 것이 확실시돼 경제대국 중국의 위상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한다. 지난 2월 일본을 제치고 1위에 오른 중국 외환 보유액은 눈덩이처럼 늘어 드디어 1조달러를 돌파하게 된 것이다. 중국은 이를 과시하듯 30일 아세안 10개국과 정상회담을 가진데 이어 오늘 아프리카 48개국 정상과 고위관리를 초청해 ‘베이징 포럼’을 개최하는 등 잔치를 벌인다.
이처럼 중국의 외환 보유액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평균 10%가 넘는 고속 경제성장을 뒷받침으로 무역흑자가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 보유액은 올해만도 2,000억달러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무역적자가 심각한 미국의 불만은 극에 달해 있다. 중국의 막대한 무역흑자는 미국의 무역적자와 세계경제 불균형의 주범이라는 점에서 미국 정부와 의회의 위안화 절상압력은 날로 가중되고 있다.
과도한 외환 보유는 경제를 과열시켜 중국경제를 경착륙 시킬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와 기업은 1조달러란 힘을 배경으로 외국 기업 M&A와 에너지자원 확보 및 인재유치 등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이미 거시경제의 고삐를 죄고 있다. 중국경제의 경착륙은 물론 중국이 내부통제를 강화하거나 M&A 등 외부공세에 나서든 모두 우리경제와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다.
1조달러란 중국 외환 보유액 수치가 갖는 상징성은 미국과 EU 등의 아시아 국가에 대한 공세의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미국은 세계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중국ㆍ한국ㆍ일본 등의 무역흑자를 꼽고 이들 국가가 소비를 촉진하고 환율을 더 낮추어야 한다며 IMF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하기까지 했다. 그렇지 않아도 위안화 동조현상을 보이고 있는 원화 환율은 달러 당 940원대까지 떨어졌고 앞으로 더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럴 경우 수출은 물론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터지는 꼴이 되지 않도록 1조달러란 중국 외환 보유액이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을 면밀히 분석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