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정기예금·적립식 펀드로 몰려

콜금리 인상후 한달새 각각 4조1,000억·3조원 늘어
은행 단기수신 '썰물'…주택담보대출 증가세 둔화


지난 10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를 인상한 뒤 시중자금이 은행 정기예금과 주식형 펀드로 많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상향 조정하고 고금리 특판예금을 잇따라 내놓은데다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수신은 3조1,844억원 줄어들어 최근의 증가세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은행 정기예금은 4조1,000억원이나 늘어나 2003년 11월(6조3,000억원)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반면 은행과 자산운용사의 대표적 단기상품인 수시입출금식예금(MMDA)과 머니마켓펀드(MMF)에서 각각 6조2,000억원, 1,0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로 인해 전달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금융기관의 6개월 미만 단기수신 비중도 진정세를 보였다. 지난달 말 현재 단기수신 잔액은 428조1,000억원으로 전체 수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달 52.4%에서 51.5%로 하락했다. 자산운용사 주식형 펀드에는 적립식 펀드의 자금유입이 오히려 가속되며 한달 동안 3조원의 큰 돈이 들어왔다. 10월 말까지 잔액은 10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한 해 잔액의 두 배를 이미 넘어섰다. 반면 채권형 펀드에서 2조7,000억원이 빠져나가 최근 3개월 새 8조2,000억원이나 이탈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둔화된 반면 기업대출은 크게 늘어났다.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총 300조4,112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7,720억원 증가한 반면 기업대출은 3조5,154억원 늘어 7월(3조6,777억원) 이후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1조2,344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김인섭 한은 금융시장국 통화금융팀 차장은 “8ㆍ31부동산종합대책과 대출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계속 둔화되고 있다”며 “은행들이 대신 기업으로 눈을 돌리면서 기업대출은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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