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 1급 장애인인 김희군(18·가명)군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운영하는 '행복주식거래소(happyexchange.chest.or.kr)'를 통해 자금을 모금 받아 경제사정 때문에 막막하던 수술을 무사히 치를 수 있었다.
김군은 '주기성 구토 증후군'이라는 질병으로 매일 성분을 알 수 없는 검은 물질을 토해야 한다. 김군은 치료를 위해 위와 연결된 관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 받고 있지만 3~6개월마다 한 번씩 위루관을 교체하는 수술에 드는 비용만 수백만원 안팎. 이미 수차례 반복된 수술과 중환자실 입원 등으로 6,000만원에 달하는 빚을 지고 있는 김군의 부모님은 수술을 시키기가 막막한 상황이었다.
김군의 이 같은 딱한 사정은 지난 7월 행복주식거래소에 상장됐고 기부자들의 투자로 수술과 영양제·유동식 등의 비용으로 494만원을 모을 수 있었다. 김군의 사연을 상장 신청한 밀알복지재단의 한 관계자는 "최소 6개월에 한 번씩 위루관 교체수술을 받아야 해 수술비용만 일 년에 700만원 이상이 든다"며 "앞으로도 계속 도움이 필요할 텐데 그의 사연이 알려짐으로써 안정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27일 나눔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행복주식거래소가 이달 들어 설립 5주년을 맞았다. 행복주식거래소는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 나눔에 참여하고자 하는 이들을 연결해주는 온라인 공간으로 2009년 10월 문을 열었다. 도움을 원하는 사례가 거래소에 상장되면 기부자들은 도움을 주고 싶은 대상을 직접 선택해 주당 5,000원짜리인 행복주식을 사는 구조다. 기부자들은 어려운 이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행복하게 사는 '수익'을 얻기 위해 주당 5,000원의 투자를 하는 셈이다. 지난 5년간 행복주식거래소에 투자한 주주는 2,491명으로 총 14억6,500만원을 투자해 408가족이 크고 작은 도움을 받았다.
행복주식거래소는 불특정 다수가 불특정 다수를 돕는 기존 기부와 달리 기부자와 수혜자를 직접 연결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공동모금회의 한 관계자는 "거래소는 기부자가 실제 사례를 자세하게 접하고 수혜자를 선택하게 함으로써 기부자의 권리를 높인 측면이 있다"며 "온라인 소통에 친숙한 방식이라 젊은 층의 참여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은 공동모금회 홈페이지를 통해 사례를 접수하고 1개월간 조사와 심사를 거쳐 사례를 상장할 수 있다.
공동모금회는 "더 많은 사례를 발굴, 상장하고 피드백을 보완하는 등 행복주식거래소를 확대 운용할 계획"이라며 "많은 이들이 자신의 투자를 통해 어려운 이들이 딛고 일어서는 감동과 보람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