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크게 좋아진 코스닥

분식회계·횡령 등 퇴출심사대상 기업 급감
45% 줄어 19곳 그쳐


코스닥시장이 횡령·배임과 불투명한 회계의 온상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부실기업이 조기 퇴출되면서 새로 상장폐지되는 경우가 크게 줄어든 것. 그동안 시장 발전의 걸림돌로 지적된 시장의 불건전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한국거래소가 내놓은 '2013년 코스닥시장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운용 결과'에 따르면 심사대상 기업 27개사 가운데 12개사는 상장유지됐고 6개사가 상장폐지됐다.

특히 상장폐지 사유 발생기업 중 지난 2012년에서 지난해로 이월된 8곳을 제외하면 불과 19곳에 그쳐 전년 대비 45%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만큼 코스닥 상장사들의 건전성이 훼손된 사례가 적게 발생했다는 얘기다.

이는 지난 2009년 2월 코스닥시장 건전화를 위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제도가 도입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이 제도는 당시 코스닥 상장사들의 불건전 행위가 늘었지만 형식적 상장폐지 기준을 교묘하게 회피하는 경우가 많아 새로 도입됐다. 기업의 실질적인 모습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부적격 기업을 퇴출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반영됐던 것이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제도 도입 이후 지난 5년간 모두 203개사가 심사대상에 선정됐다. 이들 중 89개사는 상장을 유지했지만 79개사는 증시 퇴출로 이어졌다.

코스닥시장의 건전성이 강화되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서 퇴출되지 않고 살아남는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 제도 도입 초기에는 심사대상이 되면 거의 대부분 상장폐지의 길을 걸었지만 지난해에는 상장을 유지하기로 결정된 비율이 67%로 10개사 중 7개사 정도로 늘어났다. 지난 5년간 실질심사를 통한 부실기업 퇴출로 최근에는 심사를 받는 기업의 외형과 질적 수준이 개선됐고 심사과정에서도 해당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자구노력을 밝힌 것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전체 203건의 실질심사 사유 가운데 횡령·배임건의 경우가 85건에 달해 가장 많았다. 횡령·배임건의 경우 제도 도입 첫해에는 22건이 발생했고 2011년에도 20건에 달했으나 2012년부터 11건으로 줄어들더니 지난해에는 8건으로 감소했다. 분식회계 등을 포함한 회계처리 기준 위반도 지난해에는 4건에 그쳤다.

유준수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기업심사팀장은 "최근 들어 횡령배임이나 회계처리기준 위반, 자본잠식 사유 등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며 "부실기업에 대한 엄격한 심사를 진행하면서도 회생 가능한 기업의 경영개선 노력은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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