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입찰 등을 통해 지금은 투명한 조달행정이 이뤄지고 있는데 아직도 밖에선 조달본부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적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김정일(육군소장) 국방부 조달본부장은 10일 용산 조달본부에서 “군인들이 전방에서 나라를 지키듯이 조달본부는 업체들과 팽팽히 맞서며 국익을 지켜내고 있다”며 조달본부의 변화하고 있는 모습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80년대 초반 위기에 처했던 미국 GE사의 경영혁신 과정 등을 예로 들며 “조달본부의 GE나 기무사처럼 대폭 바꾸겠다”고 포부를 피력할때는 군인이라기보다는 한해 7조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최고경영자(CEO)의 풍모가 여지없이 느껴졌다.
김 본부장은 특히 “과거 P3C대잠수함초계기 구매 과정에서 조달본부가 6번이나 퇴짜를 놓는 등 법무실이 예산절감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는 한편 “조달본부는 어느 부처보다 외화가 많이 필요해 환 리스크 관리에도 역점을 기울이는 등 상당히 전문성이 있는 곳”이라고 자부했다.
그럼 조달본부에 대해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복마전`의 이미지를 김 본부장은 어떻게 개선했을까. “과거 입찰 예정가를 알기 위해 로비를 벌이던 업체들에게 입찰전에 품목 예정가 기준을 제시하고 사후 공개하며, 국방 종합전자조달 시스템을 통해 각 부대의 입찰을 단일화해 입찰현황과 결과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계약내용도 10년간 보관하며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김 본부장은 또 “본부내 인트라넷을 통해 1,000여명의 본부원들이 올리는 건의도 직접 처리한다”며 인트라넷을 보여 주기도 했다.
이같은 제도적 개선과 함께 김 본부장이 강조하는 것은 조직내 인성교육과 군인과 군무원간 융화. “서로를 알고 마음을 터야 미연에 부정을 막을 수 있습니다. 한번은 다면평가를 하려는데 군인과 군무원이 상대방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해 충격적이었죠. 이후 먼저 인사하기 운동부터 펴 제가 먼저 말단 군무원만 봐도 고개숙이면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가나안농군학교 등에 직원들을 보내 워크숍을 펴는 것도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고광본기자 kbg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