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돌이 무겁게 되었다

제4보(51~69)


흑51은 일단 이렇게 공격적으로 응수해야 한다. 주변의 외세가 막강한 터이므로 강경책으로 나가야 마땅하다. 참고도1의 흑1로 받는 것은 하지하책. 백2로 눌려서 불만이다. 백52는 최철한류. 상대방의 진영을 최대한 유린하고 보는 전술이다. 그러나 해설자 김수장9단은 이 수에 대해 약간의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적진을 삭감하고 있으니 나쁜 수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돌이 점점 무거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나중에 운신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구리의 생각도 김수장과 같았다. 무거워진 백을 강력하게 공격할 궁리를 했음이 나중에 밝혀졌다. 우선 흑59에서 65까지를 선수로 두어 하변 백에 대한 압박력을 강화해 놓고 67로 젖힌 것은 예정 코스. 백68을 기다려 69로 우지끈 끊어 버렸다. 백68로는 가에 그냥 달아나는 것도 일책이지만 기세를 중시하는 최철한은 언제나 강경책을 택한다. “구리는 백68을 예상하고 있었을 겁니다.” 김수장이 흐흐흐 웃는다. “상당히 부담스럽게 됐어요. 애초에 백52로 다른 궁리를 하는 게 아무래도 나았을 것 같아요.” 그 ‘다른 궁리’로 예시한 것이 참고도2의 백1 이하 7이었다. 그것이라면 통렬한 공격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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