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합성섬유소재 안성맞춤작열하는 태양, 훅훅 숨막히는 도심의 열기. 시원한 반바지와 헐렁한 T셔츠 차림이 간절하지만 샐러리맨들에게는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최근 벤처 열풍과 함께 캐주얼 차림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이 늘고는 있지만, 아직 절대 다수의 남성 직장인들은 정장을 고수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멋쟁이 직장인들에게 여름은 작은 변화만으로도 자연스럽게 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올 여름 남성정장은 날씬하고 감각적인 스타일로 몸 선을 돋보이게 하는 캐릭터 정장과 여름철 자칫 방심하기 쉬운 건강보호에 역점을 둔 기능성 제품이란 특징을 보이고 있다.
◇편안하면서도 날씬하게=여름철이라고 통이 큰 벙벙한 상의를 입는 게 아니라 오히려 허리 선에 절개를 주고 가슴 선을 깊게 파는 등 캐주얼 느낌이 강한 제품이 앞 다퉈 출시되고 있다.
어깨선도 거의 직각에 가까웠던 기존 신사복과 달리 각도를 낮춰 얇고 가벼운 어깨패드를 채택, 무게를 줄이고 편안한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
즉, 편안하게 입을 수 있으면서도 날씬해 보이는 스타일이 인기다. 상의에 달린 주머니에서도 날씬해 보이려는 남성들의 욕구를 느낄 수 있다. 요새 거리에선 주머니 선을 사선으로 처리, 착시현상을 유발해 날씬한 이미지를 주는 옷을 걸친 직장인들이 눈에 많이 띈다.
소재면에서도 요철감이 있어 시원한 느낌을 주는 아마, 쿨울 등의 천연소재와 가벼운 합성섬유를 조합한 소재들이 늘고 있다. 여성의류처럼 광택감을 부여해 오히려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한 제품도 나오고 있다.
중장년층 남성들도 약간의 변화만으로 젊고 현대적인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기존의 통상적인 스타일에 어깨 선을 좀 부드럽게 처리하고 양복 깃도 다소 얇은 제품을 선택하면 젊고 현대적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단추도 2버튼보다는 3버튼으로 상판의 V선을 다소 목 가까이로 올린 스타일도 시도해볼 만 하다. 바지는 부드러우면서도 약간 슬림한 스타일이 인기다.
◇건강제품도 인기=여름철 자칫 소홀하기 쉬운 건강관리에 중점을 둔 제품을 선택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습도 높은 날 뙤약볕 아래에서 활동하다 보면 아무래도 평소보다 스트레스가 가중되기 쉽다. 소재에 참숯이나 옥가루를 첨가하거나 원적외선, 음이온 등이 나오도록 처리한 남성정장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은 이런 점에 착안한 것이다.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직장인은 어깨 패드에 음이온을 발생시키는 참숯을 넣어 유해물질을 흡수하고 전자파 차단효과까지 갖춘 제품을 선택해 볼만 한다.
흑돌가루를 가열 처리한 실리콘 조각을 옷에 부착시켜 원적외선과 음이온이 발생하는 제품도 나와 있다. 또 페퍼민트, 라벤더 등 상쾌한 향기를 담은 캡슐을 안감에 입혀 착용감을 높인 신사복도 있다.
◇제품 선택요령=가볍고 시원한 제품을 고르려면 구석구석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신사복 안쪽에 부자재가 최소화한 제품이 좋다. 부자재가 많을수록 통풍성이 나쁘기 때문이다. 또 안감을 망사 처리한 제품을 선택하면 착용시 시원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남성복은 대체로 회색, 쥐색, 검정색 등으로 천편일률적이지만 이 중에서도 밝은 색 계통을 고르거나 베이지색도 시도해 볼만 하다.
밝은 색이 햇빛을 덜 받아들일 뿐 아니라 보기에도 시원해 보인다. 원단은 울중에서도 시원한 촉감을 주는 쿨울이나 폴리나 나일론이 약간 가미된 것을 고르면 구김도 적고 착용감도 상쾌하다.
김호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