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식투자 재개 움직임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 및 정부의 각종 부동산투기 억제대책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이 주식간접투자 상품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등 주식투자를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 우리, 기업 등 5개 은행이 최근 삼성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이 판매한 리먼브러더스의 원금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 총 5,300억원의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2,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우리ㆍ기업은행과 농협이 각각 1,000억원, 하나은행이 300억원 등이다. 이 상품에는 이들 은행 외에 삼성생명 등 일부 보험사도 수백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기는 하지만 은행들이 이처럼 ELS에 대규모로 자체자금을 투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 안팎에서는 은행들이 최근 정부의 주식시장 부양 움직임에 발맞춰 주식투자를 재개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은행권이 이번에 투자한 ELS는 주식에 60~70% 가량을 투자하는 만기 3년3개월짜리 장기 상품으로 주가가 각각 16%와 25%까지 떨어져도 원금이 보장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또 주가가 오르게 되면 상승분의 최대 75%까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투자한 ELS는 현물주식을 직접 매수해 투자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수요창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품”이라며 “투자수익의 다변화와 기관투자가로서 일정 역할을 담당한다는 의미에서 투자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도 “은행들이 이처럼 주식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에 자금을 투입할 경우 주식시장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대부분의 은행들은 리스크가 높은 직접적인 주식투자는 여전히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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