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드리 나무가 한 가운데 자리잡은 식당에서 케이맥 직원들이 즐겁게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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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맥을 내 회사라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저는 케이맥에 가장 충성하면서 직원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사람일 뿐이고, 케이맥이 잘 되면 우리 직원과 주주들에게 보답할 수 있다고 믿는다”
분석기기제조업체인 케이맥의 이중환(47) 사장은 회사가 ‘유기체’라고 강조하곤 한다. 이 사장은 “유기체가 잘 크기 위해서는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법인, 경영자, 주주, 직원들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하고 사장은 자기 회사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이러한 경영 철학은 그 자신이 연구원 출신이기에 대부분이 연구원 출신인 직원들과 자신이 동등하다고 생각하는 데서 나오는지도 모른다.
이 회사는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의 물성분석실을 모태로 하고 있다. 이 사장은 96년 당시 물성분석실장이었고, 물성분석실 경영 합리화 방안에 대한 여러 논의가 진행되던 중 자신이 이 업무를 맡는다는 결심을 하고 그 해 11월 분사해 케이맥을 설립했다.
그러다 이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자체분석장비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2000년 박막두께측정장비(모델명 ST시리즈) 개발에 성공했으며 LG필립스에 납품하면서 2001년 20억원, 2002년 37억원, 2003년 32억원, 지난해에는 138억원이라는 기록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특히 박막두께측정장비 판매를 LCD 분야로 넓히면서 매출이 급증했고 최근 샤프ㆍ히타치ㆍ소니 등 일본의 내로라 하는 업체들과 잇따라 납품 계약을 체결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생산량이 크게 늘면서 500여평 규모의 기존 공장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 지난해 대덕테크노밸리에 2,100평 규모의 생산기술센터를 지었다.
첫 공장이 연구소 개념을 표방한다면 이 곳은 제품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발전소’ 개념이다. 지난해 2월 착공해 6월 완공됐는데 초기 설계를 변경하면서까지 직원과 지역민을 위해 배려를 했단다.
‘일터는 삶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편안하고 편리한 공간이 돼야 한다’는 이 사장의 지론이 지금의 모습으로 탄생한 것. 집과 같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온돌 바닥을 깔았고 벽면은 원목 인테리어로 마감했다. 청결한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 입구에 신발장을 설치, 누구나 슬리퍼를 신도록 했다.
식당에는 식판 대신 뚝배기와 밥공기, 접시에 음식을 담도록 하고 집처럼 솥밥을 준비 했다. 또 식당 한가운데 작은 실내정원을 꾸며 놓아 자연의 운치를 느낄 수 있게 했다.
안마기와 간이침대가 놓인 휴게실, 층마다 설치된 샤워실, 탁구대 같은 체육시설 등 집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위한 마음씀씀이가 묻어난다.
이 사장은 “회사가 나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이라고 생각하면 더 커지기 마련”이라며 “직원들과 함께 성장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