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학생 수십만명 또 가두 시위

한때 시청 점거도… 佛 정부, 사태 수습위한 대화 착수

정부의 청년 실업 정책에 반발하는 프랑스 학생들이 16일 수십만명을 동원한 시위를 벌이며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 정부를 압박했다. 이날 전국에서 200여건의 크고 작은 가두 시위가 이어진 가운데 학생 조직들은 전국적으로 50만여명이 동원됐다고 주장했다. 전국 84개 대학중 60곳 가까이가 전면 폐쇄되거나 부분적으로 시위의 영향을 받았다. 파리에서는 고등학생들과 대학생 수만명이 모여 정부 정책을 비웃는 문구가 새겨진 T 셔츠를 입고 북을 치며 논란 대상인 최초고용계약(CPE)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학생들은 특히 개혁이 필요하다면 누구나 똑같이 희생을 해야 하는데 새 정책에 따르면 학생들만 희생자가 된다며 CPE를 성토했다. 빌팽 정부가 의욕적으로 내놓은 CPE는 사주가 고용 뒤 최초 2년간은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게 허용함으로써 노동시장 유연성을 통한 고용 창출을 도모한 것이지만 학생들과 노동계가 고용 불안정을 이유로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날 파리 교외의 랭시에서는 경찰과 학생들의 충돌로 경찰관 2명과 학생 1명이 다쳤고 지방의 보르도, 마르세유, 그르노블, 렌 등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 렌에서는 100여명의 학생들이 한때 시청 건물 일부를 점거하기도 했다. 렌 대학은 학생들의 수업 거부로 최근 6개간 휴업 상태다. 한편에서는 휴업에 반대하는 보수파 학생들의 반발도 일고 있다. 15일 파리 팡테옹 광장에서 250여명의 학생들이 학습권을 외치며 시위를 벌인데이어 21일 또 다른 시위가 예정돼 있다. 학생 단체 UNI의 주도로 우파 학생들은 학교 폐쇄에 반발하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16일에는 툴루즈 대학에서 시위 학생들과 수업을 원하는 학생들간의 충돌 사태가 벌어진 뒤 학교가 폐쇄됐다. 시위가 장기화되자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은 학생 대표들과 경찰 간부들을만나 질서 존중을 요청했다. 이런 가운데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대화 당부에 따라 빌팽 총리는 이날 대학 총장들을 만나 해결책을 모색하는 등 본격적인 수습 노력에 착수했다. CPE의 주역인 빌팽 총리는 'CPE 철회 불가'란 입장을 견지하면서 부분적인 수정방안들을 시사하고 있지만 노동계와 학생들은 즉각적인 CPE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있다. 18일에는 노동계와 학생, 좌파 정당들의 연대로 최고 100만명 동원이 예상되는전국적인 시위가 예정돼 있어 대치 국면이 주요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내년도 대권 주자중 한사람인 빌팽 총리가 정치적 위기에 처한 가운데 르 파리지앵의 설문에 따르면 여론의 68%가 CPE 철회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나 빌팽 총리를더욱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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