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우드를 아웃도어의 유니클로로 만들겠습니다. 처음부터 타깃을 1%가 아닌 99%의 소비자로 잡았기 때문에 누구나 부담 없이 고기능성 의류를 선택할 수 있게 할 생각입니다."
27일 서울 성수동 웨스트우드 본사에서 만난 김홍(사진·45)대표는 웨스트우드를 합리적인 가격의 아웃도어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유니클로가 의류 시장을 확장하고 있는 것처럼 앞으로는 아웃도어 시장도 좋은 품질의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브랜드가 살아남게 될 것"이라며 "이제까지는 비싼 외국브랜드 제품들이 잘 팔렸지만,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바뀌고 아웃도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판세가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합리적 가격을 강조하는 그의 말대로 실제 웨스트우드 제품은 시중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에 비해 40∼50% 가량 싸다.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경쟁력 있는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생산부터 유통까지 직접 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대부분 업체들은 자체 생산시설이 없지만, 우리는 베트남, 중국 자체공장에서 직접 제조를 하고 있다"며 "직접 생산하다 보니 중간 유통 마진을 확 줄일 수 있어 다른 업체들이 만원에서 시작한다면 우리는 7,000원 이하에서 가격을 맞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접 생산을 통해 품질도 꼼꼼히 관리하고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가격이 싸서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라고 김 대표는 일축했다. 그는 "유명 브랜드와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은 유통구조와 브랜드 값이지 품질 차이는 사실상 없다"며 "기능성 의류에 사용되는 원단이 고어텍스, 쿨맥스 정돈데, 다 원단업체에서 개발한 것을 가져다 만들기 때문에 제품의 성능은 다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품질과 가격을 인정받은 웨스트우드는 매년 50%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1,200억원. 김 대표는 "지난 7∼8년간 매년 50% 가까운 성장을 하고 있고, 올해 1,500억원을 목표로 했지만 실제로는 1,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듯하다"며 "아직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아 손님을 모셔오기는 힘들지만 일단 구매한 손님들은 70∼80%가 다시 찾아 올 정도로 재구매율이 높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회사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내년에는 수출을 본격화하는 동시에 스포츠의류 브랜드도 인수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현재도 중국 바이어들이 문의가 많이 오는데 내년에 미얀마 공장이 완공되면 중국·유럽으로 수출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또 스포츠웨어 브랜드를 인수해 외국브랜드가 장악한 시장에서 한판 겨뤄 보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소비자들이 비싸면 좋은 줄 알고 자기한테 맞는 소비를 할 줄 몰랐지만 점점 그런 추세가 바뀌는 듯하다"며 "히말라야 안 갈 거면 50∼60만원짜리 입고 등산할 필요도 없고, 국내 기술력으로도 충분한 만큼 좋은 품질의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이 웨스트우드를 찾게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