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불편 이용자 외면…체계적 관리 절실

[국가정보화 사업 문제많다] 4. DB사업국가 정보화사업의 핵심은 데이터베이스(DB)사업이다. 하지만 94년부터 추진해 온 정부의 DB사업은 구축 실적만 있을 뿐 이용자의 편의성 분석이나 사후관리 부재로 서비스가 유명무실 한 것이 대부분이다. 97년부터 4년간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약 500억원을 투자해 구축한 한국디지털뱅크가 그 대표적인 사례. 이것은 텍스트 데이터를 제외한 동영상?화상?음성 등의 자료 93만건이 수록된 멀티미디어 DB다. 현재 ㈜소프트중심(대표 이규창)이 위탁운영을 맡아 지난 3월 26일부터 유료서비스에 들어갔다. 멀티미디어 컨텐츠 전문업체가 주요 고객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유료화를 시작했지만 이 DB는 낮은 품질과 검색불편 등으로 인해 이용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데이터 관리를 위한 비용마련과 저작권문제 또한 완벽하게 해결되지 못한 상태다. 94년 이후 국가 정보화사업으로 추진된 DB사업은 총 455개 과제에 4,500여억원이 지원됐다. 국립국악원의 국악정보DB에서부터 경찰청의 신원조사기록 및 감식자료 DB에 이르기까지 각 부처별로 종류도 다양하고 부처의 업무효율증대, 국민의 지식함양을 위한 정보제공 등 목적 또한 다채롭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면 이렇게 구축된 DB의 대부분은 일회성으로 구축하는 데만 급급해 정작 쉽게 검색이 되지 않거나 있는지 조차 몰라 이용자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마디로 쓸만한 DB가 없다는 것이다. 9년간 구축한 DB중 한국디지털뱅크가 처음으로 유료화를 시도했지만 그마저 성공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 국가 DB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없이 97년 외환위기 당시 단순히 실업자를 구제하기 위한 방편으로 시작해 DB를 구축할 때 기본적으로 고려해야 될 DB 설계와 분석 등이 빠져 'DB를 만든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창고에 쌓아놓았을 뿐'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다. 지금까지 국가정보화사업의 일환으로 구축된 DB의 3/4이 97년 이후에 만들어졌다. 공공DB산업은 대표적인 컨텐츠산업으로 국가의 명확한 전략과 장기적인 투자없이는 성공하기 어렵다. 일정기간 컨텐츠가 쌓이고 지속적인 투자가 따르게 되면 국가 산업의 기초지식을 제공하는 중요한 정보의 기지가 되는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DB는 시장경제에 맡겨도 문제가 없지만 기업이나 개인의 지식함양에 필요한 정보성 DB는 국가의 전략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장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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