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등의 활약으로 대중문화가 해외에 알려졌으니 한국의 예술문화도 곧 주목 받게 됩니다. 우리의 예술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해 해외에서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2만여건의 미술 관련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로 축적해 공개하는 한국미술정보개발원의 윤철규(55ㆍ사진) 대표는 보다 체계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최근 사이트(www.koreanart21.com)를 대폭 개편했다.
개편의 핵심은 데이터 추가와 검색 강화다. 미술과 현대작가에 대한 프로필, 경매를 통한작품 가격, 미술 관련 뉴스 등이다. 새로운 프로젝트로 영어판 제작을 추가했다.
윤 대표는 "세계시장에서 국가의 정체성이 모호한 작품은 주목 받지 못한다. 홍콩ㆍ중국 작가들은 같은 문화권인데도 근현대 역사, 문화적 배경이 달라 작품이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데 한국 작가들은 국적이 불분명한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 시대의 작가라면 작품 근원이 어디서 출발했는지를 말과 글로 풀어낼 수 있을 정도의 문인화가가 돼야 하는데 요즘 세대는 한자로 된 그림은 제목조차 해석하기 어려워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전통예술 관련 도서도 전문가들을 위한 학술서가 대부분이라 작가는 물론 일반인들이 쉽게 우리 미술에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다"며 "세계적인 예술서 베스트셀러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 한 권이면 서양의 예술사를 꿰뚫을 수 있듯이 한국의 미술 전체를 쉽게 섭렵할 수 있는 교양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모든 정보를 무료로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김홍도의 작품 제목과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현대미술에 모티브로 적용하기 어렵다. 젊은 작가들이 흥미롭게 우리 미술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를 먼저 줘야 한다"며 "정보가 쌓여 많은 작가는 물론 우리 미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이 활용하면 한국미술의 대중화를 앞당길 수 있다. 수익은 그 다음 문제"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개인이 소장한 고미술을 사이트에 올리면 무료로 감정해주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그는 "디지털 이미지를 대상으로 감정하기 때문에 정확도는 약 70% 정도"라며 "추가 감정을 원한다면 전문가를 소개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겸재 정선을 영어로 검색하려면 'Jungsun' 'Jeongseon' 'chungsun' 'cheongseon' 등 어떤 키워드를 넣어야 할지 난감하다. 그림 제목과 작가 이름 등의 표준 제정이 시급하다"며 "중국은 지난 20여년간 문화예술 분야 연구에 투자해 해외에 소개하고 성과를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제는 우리 예술을 정리하고 많이 알려야 한다"며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장점을 살려 고급정보를 디지털화하고 키워드로 쉽게 검색해서 내용을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교토 북쿄대(佛敎大) 일본미술사 석사, 각슈인대(學習院大) 박사과정을 수료한 윤 대표는 서울옥션 대표와 부회장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