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향(21·볼빅·사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미즈노 클래식에서 연장 혈투 끝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미향은 9일 일본 미에현 시마시의 긴데쓰 가시고지마CC(파72·6,506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를 기록한 이미향은 이일희(26·볼빅), 고즈마 고토노(일본)와 공동 선두로 정규 라운드를 마쳤다. 18번홀(파4)에서 계속된 연장전에서 이미향은 5차례나 가는 피 말리는 3자 대결 끝에 천금의 버디를 잡아 파에 그친 이일희와 고즈마를 제치고 LPGA 투어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우승상금은 18만달러(약 1억9,000만원).
2012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이미향은 지난 2월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 대회인 뉴질랜드 여자오픈에서 우승했으며 미국 LPGA 투어 성적으로는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레인우드 클래식 공동 6위가 개인 최고였다. 특히 이미향의 우승은 국산 골프볼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브랜드인 볼빅은 지난해 5월 볼빅 볼을 사용하는 이일희의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 우승으로 LPGA 투어 최초로 국산 볼 우승자를 탄생시켰다. 이일희는 이날 이미향과 함께 연장 승부를 벌였다. 지난 7월에는 팀 페트로빅(미국)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캐나다 오픈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날 경기는 막판까지 우에하라 아야코(일본), 카리 웹(호주)까지 5명이 11언더파로 공동 선두를 이루는 혼전으로 치달았다. 우에하라와 웹이 보기를 범해 공동 4위(10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마쳤고 이미향, 이일희, 고즈마의 연장전이 시작됐다. 3명의 선수는 약속이나 한 듯 1~4차 연장전에서 똑같이 파-파-버디-파를 기록해 5차 연장 혈투를 벌여야 했다.
역시 볼빅 소속인 최운정(24)이 이나리(26) 등과 함께 공동 4위를 차지했고 세계랭킹 2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공동 31위(5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인 이미향은 2012년 미국 LPGA 2부 투어에 진출, 그 해 신인왕에 올라 지난해부터 정규 투어에서 뛰고 있다. 올 시즌 25개 대회에 나서 이날 미즈노 클래식 우승을 포함해 4차례 톱10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