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10일 '4ㆍ27 재보선'과 관련해 "이번 재보선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라며 "내 몸을 사리지 않고 필요하다면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나를 대표로 뽑아준 것은 나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과 정권교체를 위해 헌신하라고 만들어준 것임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위해 내가 할 일을 찾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이 같은 발언의 배경을 놓고 당내에서 미묘한 해석을 낳고 있다. 대표로서 선거에 임하는 각오를 내비친 원론적 발언이라는 손 대표 측 설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수도권 구원등판 주장과 맞물려 분당을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발언의 진의를 두고 당내에서 여러 해석이 나오자 손 대표 측은 일단 "당 대표로서 어떤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원론적 의지의 표명"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한 측근은 "순천 무공천과 관련해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지 분당 출마와는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도 "특정 지역에 출마하겠다 안 하겠다는 그런 차원이 아니라 선거에 대해 당대표로서 어떤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손 대표가 "오직 정도로 국민을 기준으로 나아가겠다"는 단서를 단 것도 종로지역위원장으로서 단순한 선거 승리를 위해 지역구를 옮기는 것 자체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그의 부정적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았다.
그러나 이날 발언에서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전혀 고려한 적 없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출마 가능성을 일축했던 태도와 확연히 온도차이가 감지되는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