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정가 9억~13억원에 출품된 이우환 ''선으로부터''/사진제공=서울옥션·K옥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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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정가 7억~10억원에 출품된 김환기 ''이른 봄의 소리'' /사진제공=서울옥션·K옥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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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정가 4,500만~1억원에 출품된 김홍도 ''노매함춘'' /사진제공=서울옥션·K옥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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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미술경매회사인 서울옥션과 K옥션의 올해 첫 메이저 경매에 겸재 정선의 산수화를 비롯해 총 347점, 추정가액 145억원 어치의 수작들이 쏟아진다.
서울옥션은 오는 3월 9일 개최하는 '135회 경매'에 75억원 규모의 작품 168점을, K옥션은 다음 날인 10일 '봄 경매'에 70억원 어치의 작품 179점을 올린다.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양사 모두 출품작 총 추정액이 늘었으며, K옥션의 경우 지난 3월 40억원어치를 출품한 것과 비교해 2배 가까이 규모를 키웠다. 이는 지난해 단색화 붐을 비롯한 미술시장 회복세에 힘입어 구매 수요와 경매회사들의 자신감이 커진 결과다.
◇희소성 높지만 가격 낮은 수작=이번 3월 경매에서는 높은 희소성에 비해 저평가된 작품에 주목해야 한다. 고미술에 중점을 둔 서울옥션은 추정가 10억원 이상의 '백자청화산수문육각주자(사진)'를 내놨는데, 육각 주전자라는 이국적 형태와 표면에 그려진 중국 남종화풍 산수화가 조선 후기 선비문화의 절정을 보여준다.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이 동해안의 설경을 그린 '중대폭'(5,000만~1억5,000만원), 단원 김홍도가 봄기운을 머금은 늙은 매화줄기를 그린 '노매함춘'(4,500만~1억원), 현재 심사정의 풍경 표현력이 돋보이는 '촉잔도'(4,000만~8,000만원) 등 조선 후기 대표화가 16인의 작품 22점이 출품됐다.
K옥션은 20세기 현대미술의 대표작가라는 위상에도 불구하고 작품가 수준이 낮은 편인 백남준의 희귀작을 5점이나 내놓았다. 텔레비전 수상기에 스피커 등을 붙여 마음 심(心)자로 형상화한 1992년작 '심'(2억5,000만~6억원) 같은 대형작품부터 새장 안에 모니터를 넣은 '새장'(4,200만~7,000만원) 등 다양한 작품이 눈길을 끈다. 정조 임금 편지모음집인 '정조대왕 어찰첩'(9,000만~2억원), 보존상태가 우수한 불교의식용 북인 '법고와 법고대'(6억원) 등 사료적 가치 높은 작품도 경매에 나왔다.
◇여전히 잘 나가는 블루칩·단색화=김환기 등 근대 거장 '블루칩'과 이우환 등 단색화가의 강세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옥션의 이번 경매 최고가 출품작은 이우환의 1978년작 '선으로부터'(9억~13억원)이고, K옥션의 최고가 출품작은 김환기의 1966년작 '이름 봄의 소리'(7억~10억원)다. 이 둘은 국제갤러리의 후원으로 오는 5월 개막하는 베니스비엔날 '단색화' 특별전에 참여할 예정이라 향후 세계미술계의 재조명이 기대된다. 서울옥션은 단색화 섹션을 마련해 정상화·하종현·박서보·윤형근을 비롯한 이강소·이동엽·김기린 등의 작품을 소개한다. K옥션에 출품된 김창열의 1973년 초기작 '물방울'(4억~5억원)도 눈여겨볼 만하다. 출품작은 서울옥션 강남점(3월1일까지)과 평창동 본사(3월3~8일), K옥션 강남구 신사동 전시장(28일~3월9일)에서 직접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