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3000억으로 확대" 수익률 경쟁 불붙어

9개 운용사서 12개 펀드 일제히 판매개시.. 수익률 경쟁 치열할 듯


12개 한국형 헤지펀드가 23일 일제히 판매에 돌입하며 본격적으로 토종 헤지펀드 시대의 개막을 알린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9개 운용사의 헤지펀드 12개가 금융감독원의 최종인가를 받는 23일 일반 대상 자금 모집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재 운용사들의 헤지펀드 설정규모는 약 1,500억원 수준으로 최초 목표금액인 4,20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상태지만 23일 일반 모집이 시작되고 프라임브로커의 초기자금 투자와 계열사 등 관련기관들의 약속된 투자금 집행이 이뤄질 경우 3,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게 시장 안팎의 관측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토종 헤지펀드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가 선보이는 ‘신한BNPP명장한국주식롱숏1호’로 470억원 규모다. 이 운용사는 또 아시아(일본제외)에 투자하는 270억원 규모의 펀드도 출시하는 등 헤지펀드 운용 자산으로 총 740억원을 모았다. 여기에 연내 계열사를 포함한 기관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경우 운용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펀더멘털롱숏1호’가 300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고삼성자산운용의 ‘삼성H클럽에쿼티헤지1호’와 우리자산운용의 ‘우리헤리티지롱숏제1호’도 각각 100억원 규모로 운영된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23일 일반 판매가 개시되고 입금이 예정된 기관 자금들이 29일 전후로 들어올 것”이라며 “이렇게 될 경우 실질적으로 운용 개시 금액은 목표치 500억원에 매우 근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자산운용의 ‘아시아퍼시픽롱숏1호’도 현재는 50억원에 불과하지만 연내 계열사 자금 150억원 가량의 추가 유입이 확실시돼 연말까지는 2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동양자산운용은 ‘마이에이스일반형1호’, ‘마이에이스안정형1호’등 2개 펀드를 각각 10억원씩 설정했으며 이르면 올해 중 각각 200억원 규모로 확대시킬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프라임브로커의 초기자금과 보험 계열사의 자금 설정이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하나UBS자산운용 역시 초기설정액이 4억원에 불과하지만 이달 말까지 최소 200억원 이상의 자금 모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각각 1개, 2개 헤지펀드에 모두 170억원을 최초 설정했으며 추가 자금 모집 규모와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내년 초 토종 헤지펀드들의 운용 규모는 펀드당 약 100억~5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토종 헤지펀드들의 성패 여부는 사실상 내년에 판가름날 전망이다. 내년에 우수한 성과를 보여야만 연기금 등 대형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을 유치할 수 있고 아직 눈치를 보고 있는 거액자산가들의 자금 역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에는 헤지펀드간 치열한 수익률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와 최근 불거진 김정일 사망 등 국내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소가 많은 상황에서 절대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추구를 목표로 하는 헤지펀드들이 만족할만한 성과를 낸다면 현재 공모펀드와 랩어카운트 위주로 돼 있는 자산관리시장에서 새로운 다크호스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ㆍ연금 실장은 “헤지펀드의 진정한 실력은 시장이 안 좋을 때 더 잘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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