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에 정신대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그렇게 간절히 바라셨는데….” 일본에서 자발적으로 구성된 ‘전후책임을 묻는 시모노세키 재판 지원 모임’의 하나후사 에미코(花房 惠美子ㆍ57ㆍ사진)씨는 21일 일본군 종군 위안부 피해자 박두리(83) 할머니의 분향소가 차려진 안양 메트로병원에서 이같이 탄식했다. 그는 비보를 접한 다음 날인 20일 항공편이 없어 배와 KTX를 갈아 타며 한걸음에 달려와 21일 영결식까지 어머니 같던 할머니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함께했다. 영결식이 끝난 뒤 안양역 노제를 위해 500m가량 도보 행진을 할 때도 현수막을 들고 앞장서 행렬을 이끌었다. 하나후사씨는 남편(하나후사 토시오ㆍ花房 後雄ㆍ62)과 함께 시모노세키 재판 모임을 실질적으로 주도해 우리에게 일본 내 대표적인 양식인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 국내외의 관심 속에 재판이 진행되던 지난 92년 12월부터 2003년 3월까지 박 할머니와 국경을 초월한 ‘인권 우정’을 나눴다. 그는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강연과 증인 집회, 일본 교과서 왜곡 시정 운동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반드시 역사의 진실을 후세에 알리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