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위기·위안화 절상등 회복 걸림돌<br>'상고하저' 경기패턴 극복도 과제로

[6·2 지방선거] ■ 하반기 한국경제 변수는
北리스크 지속땐 신인도 하락
일자리 창출도 대안없어 고민


6ㆍ2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정부 경제팀도 '정상적인' 경제정책 집행에 박차를 가할 시기가 왔다. 당장 하반기 정기국회 개원 이전까지 끝내야 할 내년도 예산안 편성 및 세제개편 말고도 출구전략 집행, 재정건전성 대책 마련,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 등 산적한 과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당장 3ㆍ4분기부터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경기가 꺾일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무엇 하나 만만한 과제가 없어 정부 생각대로 되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내년이면 이명박 대통령 집권 4년차로 사실상 레임덕이 시작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정책을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는 시간은 1년도 채 안 남았다는 조급함이 정부를 애태우게 하고 있다. ◇'상고하저' 경기패턴 어찌하나=하반기 우리 경제의 최대 과제는 이른바 상고하저 경기흐름에 어떻게 대비할지의 문제다. 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민간 경제연구원 등은 일제히 올해 한국 경제를 진단하면서 상고하저라는 단어를 빼놓지 않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기저효과가 있기 때문에 상고하저를 면치 못할 것이고 고용 회복도 아직 멀었다"며 현 상황을 냉정히 진단했다. KDI는 최근 경제전망을 통해 1ㆍ4분기 7.8%에 달했던 우리 경제성장률이 ▦3ㆍ4분기 4.2% ▦4ㆍ4분기 5.3%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상반기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민간소비ㆍ설비투자 등이 확연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투자 역시 살아나기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4개월째 계속되는 선행경기지표 하락과 광공업 생산 증가율 둔화는 하반기 경기회복이 확연히 꺾일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하는 대목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경기회복 기조 자체는 유지될 수 있지만 남유럽발 재정위기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데다 유가ㆍ환율ㆍ금리상승에 따른 신3고 현상, 외화유동성 불안, 부동산 경기침체 등이 향후 경기회복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외부변수 '걸림돌'=국내외에 상존한 각종 변수도 결코 하반기 경제운용에 무시할 수 없는 악재들이다. 남유럽발 재정위기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유로 지역의 경기침체가 전세계 경제의 가장 큰 마이너스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될 경우 당장 유럽계 금융기관의 포지션 변화가 뒤따를 수밖에 없고 이는 전세계 금융시장 위축과 통화가치 급변동, 한국을 비롯한 수출국 타격이라는 '나비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조만간 단행될 중국 위안화 절상은 우리 수출경쟁력에 가장 큰 위협변수가 될 수 있다. 선거가 끝나도 천안함 사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일단은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향후 경색국면과 이에 따른 국지적 도발이 있을 경우 언제든 우리의 대외신인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취약성이 있다. 국내 경제사정도 결코 간단하지 않다. 당장 하반기 금리인상 시기를 저울질해야 하는 숙제를 통화당국이 안고 있다. 2%대의 초저금리가 지속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은 물론 유럽발 경제위기 장기화에 따른 통화정책 카드를 실기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금리인상은 언제까지나 미뤄둘 수 없는 숙제다. 정부가 올해 최대 국정화두로 '일자리 창출'을 내세우고 있다지만 희망근로 등 공공일자리 사업이 상반기에 예정대로 종료되는 가운데 고용문제를 풀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것도 고민거리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미 연초부터 상고하저 성장곡선이 예상됐는데 대내외적 악재가 지속될 경우 회복세 둔화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는 현 정책기조를 유지하면서 경제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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