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라 데이 오코너 미 연방 대법관(73ㆍ여)이 사임설을 일축했다.6일 ABC TV의 프로그램 `이번 주`에 출연한 오코너 대법관은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사회자 조지 스테파노폴로스로부터 “당신의 침묵을 적어도 다음 회기까지 봉직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대법원의 다음 회기는 10월 6일 시작, 내년 6월까지 이어진다. 오코너 대법관은 2000년 11월 미 대선 직후부터 사임설에 시달려 왔다. 선거일 당일 밤 오코너 대법관의 남편 존 오코너가 친구들에게 오코너가 민주당 후보인 앨 고어 당시 부통령이 승리할 수 있다는 생각에 실망했다고 말한 사실이 뉴스위크와 월 스트리트 저널에 보도됐었다.
윌리엄 렌퀴스트(79) 대법원장과 함께 건강상 이유로 은퇴가 유력시 돼온 오코너 대법관이 잔류를 선언함에 따라 후임 지명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는 보수와 진보 진영은 적잖은 혼란을 겪을 전망이다.
확실한 보수파인 렌퀴스트 대법원장과는 달리 오코너 대법관은 보수 성향이면서도 대법관 의견이 4대 4로 양분되는 첨예한 판결에서 진보적 입장에 서는 경우가 많아 양 진영은 후임 지명에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임신 말기 태아를 대상으로 하는 ` 부분 낙태`를 금지한 네브래스카 주법 무효 판결, 소수민족 입학우대정책 합헌 판결, 동성간 성행위처벌법 위헌 판결 등은 오코너 대법관이 진보 편에 선 대표적인 판결이다.
<조환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