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뮤지컬 봄바람

'살짜기옵서예' 등 잇단 개막
관객도 호평… 공연시장 활기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의 한 장면

창작 뮤지컬들이 잇따라 개막돼 올 국내 공연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국내 뮤지컬시장이 커졌다고 하지만 그동안 '위키드''오페라의 유령''엘리자벳''시카고' 등 대형라이센스 뮤지컬들이 관객을 압도해왔다. 그러나 최근 창작뮤지컬들이 잇따라 선보이며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끌어내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15일 개막돼 3월 30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되는 '살짜기옵서예'는 국내 창작뮤지컬의 상징격인 작품이다. '살짜기옵서예'는 1966년 예그린 악단이 가수 패티 김 주연으로 선보였던 국내 근대 창작뮤지컬 1호로 이번에 선보이는 것은 47년만에 부활한 뉴 버전이다. 김선영, 최재웅, 홍광호 등 실력파 배우들이 캐스팅돼 양반들의 위선을 풍자하며 죽은 아내에 대한 순정과 지조를 지키는 배비장과 그의 진심에 마음을 여는 기생 애랑의 스토리를 새롭게 전개한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2편의 창작뮤지컬도 인기다. 15일 국립극장에서 개막돼 3월 2일까지 공연일정에 들어간 뮤지컬 '프라미스'는 6.25 정전 60주년을 맞아 국방부와 육군본부, 한국뮤지컬협회가 공동으로 제작한 창작뮤지컬이다. 지난 1월 9일~20일까지 1차 공연 당시 호평을 바탕으로 현재 '앵콜공연'중이다. 북한군의 기습남침부터 낙동강 전선 최대 격전지였던 다부동전투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 중 생사를 함께한 전우들의 휴머니즘을 다뤘다. 현역으로 입대한 영화배우 김무열, 초신성의 윤학, 슈퍼주니어의 이특, 에이트의 이현, 정태우, 지현우 등 연예인 병사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끌고 있는 작품이다.

앞서 지난 1월 15일 첫 무대를 연 뮤지컬'여신님이 보고 계셔'(3월 10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도 낯선 무인도에 표류하게 된 여섯명의 남북병사들이 마음을 나누며 희망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다.

뮤지컬'날아라 박씨'(2월16일~3월17일, 대학로 PMC자유 소극장)의 경우 고전 박씨부인전을 창작뮤지컬로 만드는 과정을 액자극 형식으로 만든 창작뮤지컬로 호평받고 있다. 또 뮤지컬 '아르센루팡'(2월 14일~5월 5일, 블루스퀘어)은 프랑스 작가 모리스 르블랑의 추리소설 '괴도신사 아르센 뤼팽'이 국내 제작진에 의해 세계 최초의 뮤지컬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이색적이다. 소설이 나온 뒤 루팡 시리즈는 다양한 장르로 만들어졌으나 뮤지컬로 제작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창작뮤지컬의 시도는 올 한해도 계속된다. 가수 고(故) 김광석의 노래로 만든 뮤지컬 '그날들'(4월)이 예정돼 있고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돼 인기를 끌었던 6월에는 '해를 품은 달''왕의남자'가 뮤지컬로 나온다. 또 '마당을나온암탉'(7월), '성균관로맨스'(10월), '써니'(하반기) 등도 뮤지컬 버전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올 한해 창작뮤지컬들의 성적표가 관심을 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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