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회장 "전경련 문제 알고있다… 전면 쇄신案 검토중"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17일 오전 열린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 공청회에서 심각한표정으로 답변 자료를 보고 있다. /이호재기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 공청회에서 “전경련 발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전경련 쇄신 의사를 밝혔다. 허 회장의 이날 발언은 서울경제신문이 최근 지적한 전경련의 문제에 대해 구조적인 잘못을 전면 쇄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재계단체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의지로 해석돼 귀추가 주목된다. 본지는 지난 10일자부터 ‘전경련, 존재이유 있나’ 시리즈를 통해 전경련의 시대착오적 대정치권 로비 시도와 정병철 상근 부회장, 이승철 전무의 전횡ㆍ독단의 폐해를 파헤치며 재계 단체로서 대표성을 상실한 전경련의 해체 등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허 회장은 이날 박진 한나라당 의원이 전경련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발전적 해체 필요성을 제기하자 “무슨 말인지 잘 알고 있다”면서 “내부적으로 이번에 과제가 주어져서 어떻게 발전할 지 검토하고 있으며 (결과가) 나오면 얘기하겠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전경련이 재벌 총수 사랑방도 아니고 이익 창출만을 위한 단체도 아니다”라며 “개발 시대 이익단체의 성격을 탈피해 발전적인 해체를 하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미국 헤리티지 재단과 같은 싱크탱크를 설립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허 회장은 이날 다른 야당 의원들로부터도 집중포화를 받았다. 허 회장이 참석하지 않은 채 공청회가 시작되자 강창일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시대정신을 읽지 못하고 시대에 뒤떨어져 있는 전경련은 국민경제를 위해 해체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김재균 민주당 의원은 “전경련이 총수의 국회 출석을 막고 자신들에게 불리한 입법을 못하게 하기 위해 그룹별로 의원들에게 로비하겠다는 문건이 공개됐는데 이 부분에 대해 국민 앞에서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고, 허 회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강창일 의원도 “국회 로비 문건을 작성한 직원을 조사해서 처벌하라”고 요구했고, 허 회장은 “네”라고 답변했다. 허 회장은 전날 비즈니스 미팅을 이유로 출국하면서 공청회 불참 통보를 했다가 비난 여론이 커지자 급히 일정을 바꿔 이날 귀국, 1시간 늦게 공청회에 참석했다. 한편 허 회장의 발언을 접합 재계는 작금의 사태가 ‘양철(정병철 상근 부회장, 이승철 전무)’로 불리는 사무국 고위인사들의 독단과 전횡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교체가 단행될 지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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