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여파… 타법인 출자·지분처분 대폭 감소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투자활동이 위축돼 다른 법인에 출자한 자금과 출자지분을 처분한 금액이 크게 줄어들었다.

한국거래소는 4일 지난달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타법인 출자총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7.6% 줄어든 10조371억원(132건), 출자지분 처분총액은 77.8% 감소한 4조2,380억원(52건)에 그쳤다고 밝혔다.

다른 법인에 출자한 사례 중 한국가스공사가 호주 글래드스톤 LNG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코가스오스트레일리아(Kogas Austrailia Pty)에 9,636억원을 투자한 것이 규모가 가장 컸다. 이외에도 두산중공업은 자회사 두산건설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8,694억원을,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 카드사업부문을 인적 분할하면서 8,463억원을 출자했다. 다른 법인에 출자한 지분을 처분한 사례들 중에는 웅진홀딩스가 극동건설 주식을 9,981억원에 처분한 게 규모가 가장 컸다. 웅진홀딩스는 극동건설 회생계획에 따른 감자로 보유 주식 전량을 무상소각했고, CJ제일제당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생명 주식을 3,038억원어치를 처분했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구사함에 따라 다른 법인에 출자를 통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는 경우가 줄었다”며 “지분처분 역시 대부분 위기에 처한 기업들이 자구책 마련을 위해 단행한 경우들이어서 인수합병(M&A) 시장이 상당히 위축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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