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15일 정부조직개편을 발표하면서 공지한 시각을 한 시간 넘겨 원성을 샀다. 특히 기사 작성 시간인 오후 4시에 임박해 발표한다던 계획마저 발표 직전 번복하면서 언론의 제대로 된 검증과 비판을 피하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왔다.
과거 이명박정부 인수위가 언론이 충분히 따져본 후 기사를 작성하도록 늦어도 오후 2시께 발표한 점과 대비된다.
인수위는 전날까지 정부조직개편 마련에 대해 일체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이날 낮 12시께 전격적으로 오후 4시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하겠다는 문자를 인수위 출입 기자에게 보냈다.
정부조직개편안은 행정부 전체를 뒤흔드는 내용인데다 파급효과가 막대하기 때문에 대부분언론은 행정부 측과 전문가, 정당 등 다방면의 입장을 듣고 분석한다. 국민 입장에서는 정부조직개편안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함으로써 새 정부의 철학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박 당선인측과 인수위 측 실무진은 오랜 집권 여당 경험을 통해 이 같은 언론 보도 과정에 익숙하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그럼에도 발표를 4시간여 앞두고 발표 계획을 알리고 이 마저 한 시간 늦추면서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오후 5시 시작한 발표와 이후 30여분간 진행한 질의응답 이후 대부분의 신문사는 마감시한에 맞춰 촉박하게 기사를 작성할 수 밖에 없었다. 자연히 제대로 된 분석과 비판이 부족했다는 게 기자들의 전언이다.
5년전 이명박 인수위는 오후 2시 30분 발표 시각을 지켰고 그와 동시에 부처개편의 배경과 근거를 설명하는 65쪽 분량의 설명자료와 국민들의 예상질문을 정리한 참고 자료를 별개로 냈다. 반면 이번 인수위는 유민봉 국정기획총괄간사의 구두 답변으로 대신해 상대적으로 내용이 부실하다는 평가다. 참고 자료는 기자들의 질문이 끝난 후에 배포했고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내용은 자료에 있다며 겉핥기식 검증을 자초했다.
일각에서는 공중파 방송사 측이 주목도가 높은 오후 5시 뉴스 보도에 맞춰 늦춰달라고 요청하자 인수위 측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내실보다 홍보에 전력했다는 빈축을 산 이유다.
이에 대해 김용준 인수위원장은“국민 여러분께 시간 약속을 못 지키게 된 것을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죄송하다”고 했고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마지막 검토 사안이 있어서 지연된 것으로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