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무시험전형 확대와 고교등급제 금지' 등을골자로 한 200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선안을 내놓자 고교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고교등급제 금지와 관련, 대다수 평준화 고교들은 우수학생 유치에 유리한입장에 서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반면 특수목적고와 비평준화지역 일부 고교들은 우수학생들의 지원기피 현상 등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그러나 이들 고교는 모두 인성교육 확대와 학생특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특화 등을 낳을 입시제도라는데 대체로 공감을 표시했다. 대원여고 尹宇鎔교감은 "자기특기를 살려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길을 넓혀놓고인성교육이 확대될 여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개선안을 높이 평가한다"며 "고교등급제 금지를 못박아 우수학생들이 여러 고교에 골고루 퍼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휘문고 洪承郁교감도 "무시험전형 확대와 고교등급제 금지 등을 내용으로 한 개선안에 대체로 찬성한다"며 "이젠 특수목적고는 문자 그대로 서울대 등 일류대 진학을 목표로 한 교육보다는 특수기능을 살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옳다"고 말했다. 그러나 평준화 일반고교의 이런 입장과는 달리 특수목적고와 세칭 8학군 명문고,분당과 평촌 등 비평준화지역 일부 고교들은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서울과학고 李英萬교감은 "특수목적고와 비평준화 고교들의 특성을 적절히 반영하는 정책적인 뒷받침이 뒤따라야 하는데 정부는 큰 밑그림만 그려놓고 세부적인 것을 내놓지 못해 입시문제와 관련한 일선 고교의 혼란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정부가 특수분야 인재양성에 대한 필요때문에 특수목적고를 세웠다면 이들 학교의 교과과정이 일반고교와 다른 만큼 똑같은 잣대로 모든 학생을 취급해서야되겠느냐"며 "정부는 학생선발을 전적으로 대학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8학군내 단대부고 趙漢旭교감은 "학교별로 수준차가 있는게 현실이므로 이를 입시정책에 반영하는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3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정부안의 방향에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당장 눈앞에 다가온 자녀들의 진학문제를 두고 세부 시행계획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 파악하지 못해 각 고교 연구주임 등을 찾아 상담에 열을 올리는 등 불안한 모습이다. 특히 수능성적 상위 5-10%에 드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고교등급제 금지와 관련, 자녀들이 명문대 진학에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특수목적고와 비평준화 명문고, 일반고교 가운데 어느 쪽을 택해야 할 지 몰라 큰 갈등을 겪고 있다. 한 학부모는 "정부는 세부 시행계획을, 각 대학은 정부안에 따라 2002학년도 입시안을 서둘러 확정, 입시생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며 "매번 입시정책이 바뀔 때마다 갈팡질팡하며 불안에 떨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