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반등장에서 기관은 전기ㆍ전자와 운수장비 업종을, 외국인은 통신과 금융 및 철강 업종을 집중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주가 등락률은 기관이 절대적 우위를 점했다. 2005년부터 지속된 기관 주도 양상이 최근 반등장에서도 그대로 유지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수익률 관리 측면에서 기관의 매수 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보면서도 외국인이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며 선취매에 나선 종목들도 주목할 것을 권유했다. ◇기관이 반등장 수익률 압도적 우위=지난 3월 한달간 외국인이 SK텔레콤ㆍ신세계ㆍ한국전력ㆍKT 등에 ‘사자’세를 집중하는 동안 기관은 현대차ㆍ삼성전자ㆍ하이닉스ㆍ현대모비스 등 최근 반등장을 주도한 ITㆍ자동차주 위주로 매수세를 펼쳤다. 업종별로도 외국인과 기관의 시각이 극명하게 나뉜다. 외국인은 2월22일부터 단 하루도 쉼 없이 통신주 매수에 나서며 3월 한달간 통신업종 주식을 3,973억원어치 사들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본격 순매수에 나선 3월25일 이후로 따져 보면 금융(3,920억원), 건설(1,656억원), 철강금속(1,351억원) 등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철저하게 가격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저평가 종목 위주로 접근한 것이다. 반면 기관은 전기ㆍ전자, 운수장비, 기계 등 업종을 순매수했다. 수익률은 기관이 압도적 우위에 있다. 3월 기관이 가장 많이 사들인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각각 18%, 13%대 상승률을 보인 반면 외국인 순매수가 돋보인 SK텔레콤과 LG디스플레이는 상승률이 마이너스였다. 외국인 주요 매수주인 한국전력ㆍKTㆍSK 등도 주가가 하락했다. 기관 주요 매수종목 중에선 LG디스플레이가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뿐 매수상위 10개 종목 대부분이 10% 이상의 견조한 상승률을 보이며 관심을 모았다. ◇외국인 매수패턴에도 관심 둬야=기관 매수종목의 상승률 우위는 실적개선이 돋보이는 종목 위주의 공격적인 매매 패턴이 최근 미국 금융위기 우려가 다소 진정되면서 그 힘을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자재 가격 안정, 환율 상승 등 외부 변수들이 ITㆍ자동차 등 수출 위주의 실적개선 종목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는데 이를 기관이 잘 포착한 셈”이라며 “외국인의 경우 아직 국내 증시에 대한 불확실성을 갖고 가격 메리트를 지닌 종목 위주의 보수적 매수를 펼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당분간 이 같은 기관 주도 현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지표가 부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양호한 시장분위기가 유지되면서 악재에 대한 내성을 기르고 있다”며 “꾸준한 성과가 기대되는 자동차ㆍIT하드웨어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팀장도 “불확실성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지만 주가의 경기선행성을 감안할 때 현 시점에서 경기방어주에 대한 추종매매는 좋은 전략이 아니다”라며 “가격 메리트보다는 실적 위주로 접근하면서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기관 주체의 움직임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최근 주식형펀드의 수익률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투신권 위주로 단기적으로 주가가 쉽게 부각될 수 있는 종목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당장은 외국인 매수종목의 상승률이 낮지만 철저하게 보수적 시각에서 접근한 노력이 보이는 만큼 외국인 매수패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