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 웅진 회장 한남동 집… 이명희 신세계 회장에 판다

윤석금(사진ㆍ68) 웅진그룹 회장이 시가 100억여원 상당의 서울 한남동 자택을 이명희(사진ㆍ70) 신세계그룹 회장에게 팔기로 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윤 회장은 지난달 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의 대지 면적 1,104.1㎡, 건물 연면적 340.72㎡의 한남동 자택에 대한 토지와 건물을 이명희 회장에게 매각하기로 하고 매매예약을 체결한 뒤 같은 달 23일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를 했다. 매매예약이란 당장 매매를 체결하는 것이 곤란한 경우, 장래의 매매계약 체결을 확실하게 하기 위한 제도다.

윤 회장의 한남동 자택은 올해 1월 기준 국토해양부 공시지가로 44억8,000만원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건물 내부의 고가 인테리어까지 포함하면 1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윤 회장이 자택을 팔게 된 것은 웅진그룹의 자금난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명희 회장 등 신세계 오너 일가는 한남동 일대에 ‘신세계 타운’을 조성하다시피 할 정도로 한남동 부동산 매입에 적극적이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윤 회장과 신세계 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매매예약이 체결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는 매매예약 상태이기 때문에 윤 회장은 아직 한남동 주택에 살고 있다. 하지만 본 계약이 체결되면 거처를 옮겨야 한다. 웅진홀딩스 관계자는 “개인적인 사정이라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했다”며 “윤 회장은 아직 한남동에 거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재계 32위까지 올랐던 웅진그룹은 극동건설 인수에 따른 부메랑으로 현재는 웅진홀딩스, 웅진씽크빅, 북센만 남아 있는 상태다. 브리태니커백과사전 판매로 신화에 올랐던 출판업만 그대로 유지하게 된 셈. 웅진씽크빅은 화장품과 건강식품을 신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웅진홀딩스는 채권단과의 회생계획인가 결정에 따른 주식 감자와 회생채권 출자전환에 따른 신주교부로 인한 주식수 변동으로 윤 회장의 지분율은 73.95%에서 7.92%로 크게 떨어졌다. 윤 회장 일가는 대주주 지위와 경영권을 보장받는 조건으로 웅진홀딩스 회생을 위해 400억원대 사재를 출연했다.

웅진그룹은 매각이 완료된 코웨이, KG패스원 외에 웅진케미칼, 웅진식품, 웅진에너지, 웅진폴리실리콘, 웅진패스원 등의 매각작업을 진행 중이다. 더불어 웅진그룹 산하 늘푸른저축은행도 매각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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