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있는 성장을

지난해 경제가 워낙 침체된데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고만 볼 수 없다. 성장의 질과 내용이 크게 개선됐다. 민간소비와 재고조정이 주도한 1분기와는 달리 소비 수출 투자가 모두 고르게 기여했다. 특히 설비투자가 급증한 것은 높은 성장세의 지속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속적인 저금리정책과 구조조정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총생산(GDP)이 IMF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은 경제회생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우리 경제가 IMF체제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려면 높은 성장세는 지속돼야 한다. 2분기 성장률은 그런점에서 일단 고무적이다. 경기회복세가 전부문에 확산되고 있는 만큼 이같은 상승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같은 낙관론에 대한 부정적인 요소도 적지않다. 국내외의 악재에 적극 대처하지 않으면 상승세지속을 결코 장담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대우사태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 환란과 구조조정의 충격으로 금융시스템이 여전히 불안한데 수익증권환매파동까지 겹쳐 주가가 하락하고 채권시장이 제기능을 못하면 실물과 기업들이 타격을 받게된다. 경기는 물가나 경상수지 및 공장가동률 등을 감안할때 한은의 진단대로 아직은 과열단계는 아니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성장세유지를 위해 금리안정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그럼에도 회사채금리가 10%를 넘어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크게 우려된다. 뭉칫돈이 금융시장을 떠나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그렇지않아도 공공요금이 잇달아 인상될 계획이어서 물가가 불안해지고 있는데 아파트 및 토지가격이 급등하는 등 부동산투기조짐이 나타나 거품발생의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 이제 겨우 회복되고 있는 경제에 거품이 끼게되면 경기상승세에 찬물을 끼얹게 마련이다. 무엇보다도 금융시장의 불안을 조속히 해결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나와야 한다. 엔고로 인해 수출여건은 좋아지고 있지만 경기회복세 가속으로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데 대한 실효성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 또 성장률은 높아지고 있는 데도 실업률은 낮아지지않고 있는 것도 심각하다. 높은 실업률과 부동산가격급등으로 계층간의 소득격차가 확대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높은 성장세 지속과 함께 내실있는 경기회복과 경쟁력 향상에 중점을 두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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