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9~2000년 벤처 활황기에 결성된 약 1조7,000억원 규모의 창업투자조합 해산시점이 올해와 내년에 집중되면서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과 벤처캐피털의 부실심화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청은 벤처캐피탈협회를 통해 투자조합 만기 및 부실현황을 조사하고 있으며 500억원 규모의 배드펀드를 조성, 창투조합 부실자산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5일 벤처캐피털 업계의 한 관계자는 “99년, 2000년은 벤처 투자의 거품이 최고조에 달했던 때로 투자단가도 높았고 투자자금이 시장에 흘러 넘쳐 투자기업에 대한 신중한 검토 없이 투자한 사례가 많았다”며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 중 5년 만기가 돌아오는 조합의 상당수가 큰 손실을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보통신부가 주요 출자자로 참여해 99년 결성했던 10개 벤처투자조합의 경우 6개가 오는 8월, 4개가 10월 만기 도래하지만 10개 모두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벤처투자조합은 98년 15개에 불과했지만 벤처 붐과 함께 99년 82개로 늘어난 뒤 2000년에는 194개로 급증했다. 투자조합 결성금액 역시 98년 1,005억원에서 99년 4,885억원, 2000년에는 1조4,341억원 등으로 크게 늘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99년과 2000년 결성금액 중 중도 해산한 조합 등을 제외한 약 1조7,000억원 정도가 올해와 내년에 만기가 돌아온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청의 한 관계자는 “만기도래하는 투자조합들이 상당한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창투사들이 솔직히 밝히지 않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창투사들이 투자자산으로 재무제표에 반영하고 있는 투자주식 가치도 실제 가치는 장부상 가치의 10분의1도 되지 않는 것이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따라 배드펀드를 결성해 창투사나 투자조합의 부실자산을 인수, 조합 해산을 원활히 하고 창투사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