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기업/삼성SDS] 타임머신

오전 6시 30분, 金과장은 일어나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오늘 일정을 파악한다. 100년에 하나쯤 나온다는 김은영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들린다. 지난 해 딱딱한 컴퓨터 기계음을 지우고 새로 입력한 삼성SDS의 일정관리 프로그램이다.「오전 10시 20분, 부사장 주관 영업전략회의. 오전 11시 30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과 화상회의. 오후 1시 30분, 영국 현물시장 256 GD램 가격 동향 파악…」. 『오늘도 할 일이 태산이군!』 오전 8시, 출근하자마자 金과장은 컴퓨터에 매달린다. 요즘 업무는 컴퓨터가 없으면 되지 않는다. 7년 전 입사할 때만 해도 계열사마다 시스템이 다르고 프로그램이 달라 원하는 자료를 찾기 위해 며칠씩 고생하기가 일쑤였다. 요즘은 터치스크린이나 음성으로 명령만 하면 필요한 자료를 눈 깜박할 사이에 찾을 수 있다. 모두 삼성SDS라는 종합 정보기술 서비스회사 덕분이다. 지금도 컴퓨터를 통한 화상회의나 교육은 삼성SDS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하고 있다. 金과장의 업무는 영국 현물시장에서 반도체·원유·곡물·목재 따위를 쌀 때 샀다가 비쌀 때 되파는 일이다. 1초 차이로 막대한 이익과 손해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에 金과장은 모니터로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217.0$, 217.3$, 217.7$…」. 갑자기 256 GD램의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金과장은 미국 전자시장을 클릭해 보았다. HP가 신형 컴퓨터를 발표한다는 정보가 화면에 나타났다. 『그러면 그렇지!』 金과장은 재빨리 현물매매 프로그램을 작동시켰다. 이 프로그램은 삼성SDS에 의뢰해 개발한 것으로 생산량·소요량·재고량을 종합적으로 파악하여, 가장 적절한 가격대가 됐을 때 판매나 매입 시점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10년전만 해도 영토의 넓이나 자원, 군사력이 그 나라의 경쟁력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컴퓨터 가상공간에서 개인과 개인, 단체와 단체, 국가와 국가간에 무한 경쟁이 벌어진다. 먼저 개척하는 사람이 주인이 되는 것이다. 金과장은 퇴근하자마자 컴퓨터 앞에 앉는다. 얼마 전 가상공간에서 시작한 게임왕국을 완성하기 위해서다. 그가 개발한 프로그램이 요즈음 네티즌 사이에 최고의 인기 게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기회에 게임랜드라는 왕국을 건설하고 쇼핑왕국과 문화왕국을 새롭게 건설해 네티즌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1492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기 위해 출항을 하던 설레임으로… /허두영 기자 DYHUHH@KOREALI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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