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상품권은 온라인상에서 찬밥신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백화점 상품권으로 자사가 운영하는 인터넷쇼핑몰에서 사용하기가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 백화점들은 비용증가 등을 이유로 제도개선에 미온적이어서 소비자들의 불편은 외면한 채 기업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족들이 늘어나면서 백화점들이 운영하는 인터넷쇼핑몰의 매출액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쇼핑몰에서 백화점 상품권을 사용하기는 무척 번거롭고, 백화점 상품권을 아예 사용할 수 없는 곳도 있다.
현재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소비자가 상품권을 등기우편으로 롯데닷컴과 에이치몰에 보내면 상품권 금액만큼 해당 사이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로 전환해주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신세계닷컴에서는 백화점 상품권으로는 백화점 상품을 살 수 없다.
하지만 백화점들이 운영하는 인터넷쇼핑몰들에서 판매되는 백화점 상품의 매출비중은 매년 3~5배가량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인터넷쇼핑몰 업체들도 백화점 상품코너를 따로 만드는 등 백화점 상품판매를 강화하는 추세.
이 상품들은 백화점 매장에서 판매되는 상품과 동일한 것들로 가격도 같고, 세일기간에는 동일한 할인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의 롯데닷컴은 지난해 18%였던 백화점 상품 비중이 올해 31%로, 19%였던 전체 매출비중은 28%로 늘어났다.
지난 2004년 5월부터 백화점 상품코너를 확장한 현대백화점의 에이치몰 역시 그 이전에는 5%정도에 불과했던 백화점 상품 품목을 현재는 2배가 넘는 13%로 늘렸으며, 1%내외였던 매출비중은 15%수준으로 증가했다.
신세계도 마찬가지. 신세계백화점의 신세계닷컴은 지난 6월 7%였던 백화점 상품 구성 비율을 6개월 만에 15%로 2배 이상 늘렸으며, 1%내외였던 매출 비중도 현재는 5.4%로 5배 이상 늘어났다.
사정이 이러한 데도 백화점업계는 하나같이 “새 상품권 발권, 전산시스템 구축 등에 들어가는 비용은 크지만, 상품권 사용 비중은 그리 높지 않아 현재로서는 새로운 시스템 도입이 어렵다”고 해명하면서도 이렇다 할 구체적인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홍보실 관계자는 “롯데백화점이나 현대백화점처럼 우편으로 상품권을 보내고 포인트로 전환하는 방식은 지금 당장이라도 도입할 수 있지만, 상품권 분실의 우려가 있고 고객들이 불편해 하기 때문에 시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보다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터넷쇼핑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 상에서 상품권 사용비중이 높지 않다는 것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로 온라인몰에서 상품권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당연히 사용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열악한 인터넷쇼핑몰 업계도 다양한 형태의 온라인 상품권, 쿠폰 등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데 백화점들이 구축비용을 문제로 이를 외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