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을 구제금융으로 몰고 갔던 부동산 거품 붕괴를 상징하는 유령공항이 경매에 나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매에 부쳐진 곳은 지난 2009년 개항한 스페인 중부 카스티야라만차주의 시우다드레알 공항으로 낙찰 희망가격은 약 1억유로 수준이라고 FT는 전했다. 건설비용으로 지방정부 예산과 민간자본을 합쳐 투입된 10억유로의 10분의1에 불과하다.
시우다드레알 공항은 연 이용객 1,0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터미널과 길이 4㎞의 활주로, 충분한 주차 공간을 갖추고 문을 열었지만 수요부족으로 개장 이후 유령공항으로 남았다. 공항이 위치한 시우다드레알은 인구 7만5,000명의 소도시로 스페인 통계청에 따르면 시우다드레알 및 인근 주의 외국인 방문객 수는 한달에 1,300명∼5,000명에 불과하다. 결국 이 공항에 취항하는 항공기 편수는 일주일에 서너편에 불과했고 전형적인 수요예측 실패사례로 남게 됐다. 이에 따라 공항운영사는 3년 전 파산을 신청해 지난해 4월 공항이 공식 폐쇄됐다.
공항 파산관리인인 프란시스코 페레스는 "스페인은 물론 해외에서도 이 공항은 경제적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다는 사실을 잘 안다"면서도 "지금까지 공항 매입을 제의한 기업은 없었지만 몇몇 관심 있는 기업은 있다. 경매가 시작되면 입찰서가 들어올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