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희의 ‘안단테 모데라토’] (9) 내 손안에 클래식…‘디지털((Digital) 콘서트홀’

베를린 필, 런던 필, 뉴욕 필 등에서 앱 통해 공연 동영상 제공
비용부담없는 풍부한 무료콘텐츠도 많아.

(사진=‘디지털 콘서트홀’ 홈페이지)

점심 메뉴를 고르듯, 누가 좋은 공연을 딱 골라서 보여줬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LTE-A급으로, 바로 내 눈앞에서 말이다. 좀 더 스마트하게 문화생활을 누리는 방법은 없을까?

스마트폰, 태블릿PC와 같은 스마트기기를 이용해 다양한 문화예술공연을 즐기는 관람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스마트기기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실행시키기만 하면 해외 유수 교향악단의 실황공연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지휘자나 연주자들과의 인터뷰도 동영상으로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다.

지구 반대편에서 열린 연주 실황을 바로 내 눈앞에서 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세계 최고의 교향악단으로 손꼽히는 베를린 필하모닉에서는 최근 ‘디지털 콘서트홀’이라는 어플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웹브라우저를 열고 사이트 주소를 입력하면 베를린 필하모닉이 제공하는 모든 유료·무료 컨텐츠, 추천 공연 등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인터넷 웹사이트 형식으로 만들어진 ‘디지털 콘서트홀’은 컨텐츠와 기술력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온라인 공연실황중계 시스템이다. 어플을 이용해서 손쉽게 세계적인 거장이 직접 지휘하는 콘서트 실황과 연주자들과의 인터뷰는 물론 다양한 교육자료까지 모두 볼 수 있다.

‘무료보다는 유료 컨텐츠가 대부분이지 않을까’ 우려하는 관객들이 있다면 굳이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된다.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컨텐츠가 얼마든지 많고, 유료 컨텐츠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1주일에 15,000원 선)에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교육 섹션에 있는 컨텐츠들은 모두 무료로 제공되며,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흥미로운 공연들이 많아 눈길을 끈다. 현재 ‘디지털 콘서트홀’에서는 매년 40편이 넘는 주요 공연을 중계하고 있으며, 5년 동안 100여개 국가에서 약 150만명이 ‘디지털 콘서트홀’을 방문해 새로운 진기록을 세웠다.

또 런던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 등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에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양한 공연 동영상과 음악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아이폰 기기에서만 어플다운이 가능하지만, 안드로이드 기기용 서비스도 2014년 상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국내 공연 실황을 생중계하는 어플로는 지난해 4월 출시된 ‘예술의전당 팟캐스트’가 주목을 받고 있다. 주요 공연실황 및 다양한 공연 콘텐츠를 생생한 음향과 최고의 음질로 감상할 수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알찬 공연을 보고자 한다면, 서울문화재단의 ‘무료문화정보’와 ‘대학로공연정보’ 등의 어플들을 이용해보는건 어떨까. 가까운 곳에 ‘이런 행사도 있었구나’하며 놓치는 알짜배기 공연들이 의외로 많지만, 다양한 어플을 통해 서울 곳곳에서 열리는 클래식, 뮤지컬, 어린이 공연 등의 공연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제는 관객들의 손안에서부터 공연이 시작되고 있다. 손쉽게 내게맞는 공연을 따져보고, 합리적인 가격을 지불하는 것은 스마트한 관객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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