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일모직은 고부가가치 화학·전자재료 제품 개발을 통해 꾸준히 실적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 외국인 모델이 제일모직이 개발한 고강도 플라스틱 원료를 선보이고 있다. |
|
제일모직은 올 1ㆍ4분기 매출액 1조1,642억원, 영업이익 775억원, 순이익 660억원을 기록했다.
화학부문은 IT 등 전방산업 호조에 따른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대폭 증가했고, 전자재료부문은 반도체ㆍLCD 등의 수요 증가로 실적이 호전됐다. 또 패션부문은 경기회복에 따른 소비심리 개선으로 주력 브랜드 빈폴 등 캐주얼 매출이 15% 늘었고, KUHO 등 여성복도 65%나 증가했다.
제일모직은 2ㆍ4분기에도 실적이 지속적으로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화학부문은 IT산업의 호조에 힘입어 지속적인 수요강세가 전망되고, 전자재료부문은 신규 반도체 소재 적용이 확대되는 데다 편광필름 3라인 조기 안정화로 TV용 편광필름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패션부문 역시 본격적인 춘하시즌 제품이 출시, 판매될 예정이어서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측은 시황호조로 실적이 지난해 보다 개선돼 올해 화학부문 2조원, 전자재료 1조7,000억원, 패션 1조3,000억원 등 총 5조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제일모직은 올 들어 회복되고 있는 실적을 계기로 ‘차세대 성장과 창조가치 실현’을 통한 제2의 기업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황백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10년을 여는 2010년을 맞아 창조형 사업구조 를 정착시켜 패션, 화학, 전자재료 등 10년 단위의 기업변신을 거듭해 온 제일모직의 차세대 성장을 실현하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제일모직은 이를 위해 ▦기존사업의 경쟁력 강화 및 불확실성 대비 ▦사업부문별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차세대 신수종 사업 육성 등 3대 실천과제를 확정했다.
회사 한 관계자는 “경영진은 차세대 성장 조건으로 안정적인 사업기반과 리스크 관리를 꼽고 있다”며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올해 우려되는 환율, 유가, 금리 등 3고 현상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제일모직은 기존 주력 사업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업무방식과 조직문화 등 모든 역량을 글로벌 수준으로 높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화학부문은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지속 추진하고, 전자재료 부문은 글로벌 신규 고객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패션부문은 중국시장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공략해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수 처리사업, 친환경 소재개발 등 신규사업도 보다 공격적으로 진행한다. 이는 향후 100년을 내다 보는 강한 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선택이라는 게 경영진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에너지, 친환경 분야 등 차세대 유망사업에서 반드시 필요한 첨단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회사 한 관계자는 “황 사장은 ‘첨단소재와 감성의 크리에이터(Creator)’라는 미래비전 실현 을 위해 자유로운 소통과 자발적인 동기부여를 강조하고 있다”며 “기업변신의 경험과 저력을 바탕으로 올해는 창조적 가치를 실현해 새로운 10년의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멤브레인, 미래 신수종사업으로
제일모직은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친환경 산업을 선정했다. 실제 이 회사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환경 기자재의 제조, 가공, 판매 및 시공업'을 추가했다.
제일모직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친환경 수처리 사업. 제일모직은 올해 초 의왕 연구개발센터에 멤브레인의 연구개발을 위한 파일럿 생산공장 설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올 연말까지는 구체적인 사업기반을 확보할 예정이다.
멤브레인은 액체 또는 기체 등의 혼합 물질에서 원하는 입자만을 선택적으로 투과해 분리하는 핵심소재로 환경과 에너지 분야에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현재 멤브레인의 활용분야는 응용기술 개발로 수처리 설비에서 에너지, 의료, 2차 전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화되는 추세다.
제일모직이 미래 신수종사업으로 멤브레인을 개발하게 된 배경은 화학, 전자재료 등 기존 주력사업에서 확보한 소재분야의 기술과 멤브레인의 시스템 설계 및 모듈제조 기술의 연관성이 크기 때문이다.
황백 사장은 "에너지와 친환경 등 차세대 유망사업에서 제일모직의 첨단소재가 핵심 역할을 하도록 신규사업을 조기에 가시화하겠다"고 밝혔다.
제일모직이 추진하고 있는 또 다른 신사업은 폐기된 PET병을 원료로 모니터, 휴대폰 외장재, 자동차용 소재로 재활용하는 PCM수지 사업이다. 제일모직은 지난 2007년 국내 최초로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그 동안 PET병은 분리수거는 잘 되는 편이지만 마치 물과 기름이 섞이지 못하는 것처럼 PET병을 재활용한 기존의 소재가 강도가 약해 전자 제품에 사용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제일모직 연구개발팀은 물성이 뛰어난 ABS 수지와 PET 소재를 잘 융합 시키는 첨가제를 개발해 외부의 강한 충격과 화학적 오염에도 견딜 수 있는 PET병 강화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은 PET병을 재활용하는 만큼 친환경적이다. 현재 제일모직이 생산하는 친환경 PCM수지 1톤에는 폐기된 PET병 1만3,400여개가 사용된다. 모니터 한 대를 PCM수지가 적용된 제품으로 만들면 이산화탄소를 3.2kg 감소시킬 수 있고, PET병 1톤을 재활용하면 전나무 512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 제일모직은 약 1,600 만개의 PET병을 재활용하는 성과를 거뒀다.
회사 한 관계자는 "PCM수지는 현재 휴대폰과 모니터, 자동차 외에도 에어컨,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다른 용도에도 적용되고 있다"며 "미국의 전자제품 환경성 평가(EPSAT) 등 친환경 제품에 대해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추세로 제도가 강화되고 있어 향후 PCM수지를 적용한 제품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