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 시진핑·리커창 릴레이 회담

영유권·방공식별구역 놓고 이견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이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 북한 문제와 동북아시아 현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CADIZ) 설정 이후 미중 관계가 냉각된 만큼 날 선 대화가 오갔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화통신은 이날 오전 케리 장관이 전용기편으로 베이징에 도착, 이틀간의 방중 일정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과 케리 장관이 미중 현안과 북한 문제, 일본의 과거사 문제 등 동북아의 현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케리 장관은 지난해 4월 취임 후 첫 방중에도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회동한 바 있다.

케리 장관은 이날 또 왕이 외교부장과 미중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오후에는 리커창 총리와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과도 별도로 회동했다.

케리 장관은 최근 일본의 역사왜곡과 동중국해·남중국해에서 중일, 중·필리핀 등의 영유권 분쟁을 의식한 듯 이번 방중 목적을 미중 관계와 북한 문제 등에 집중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중국에 앞서 한국을 방문한 점을 감안할 때 북한 정세, 6자회담 재개조건 및 북핵 문제 등에 대해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최근 영유권 분쟁과 일본의 과거사 문제로 동북아와 남중국해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지역 정세에 대한 양국의 입장 교환도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케리 장관의 방중 직전인 지난 13일 필리핀을 방문한 조너선 그리너트 미 해군참모총장은 남중국해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군은 필리핀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혀 중국 외교부의 반발을 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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