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스틸이 영국ㆍ네덜란드계 회사인 코러스를 62억파운드(약 11조4,300억원)에 인수한 것보다 더 큰 인수합병(M&A)은 역사상 여럿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하지는 않았다. 이번 M&A가 인도 기업에 의한 가장 큰 외국 기업 인수이자 위험한 산업전략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인도 동부에 근거지를 둔 타타는 작고 저비용에 의존하지만 급속히 성장하는 기업이다. 코러스는 크고 이미 성숙했다. 영국과 네덜란드의 전철강산업을 지배하고 있기도 하다.
두 기업의 결합은 철광석이나 에너지ㆍ인건비ㆍ물류비ㆍ자본 등을 줄이는 데 거의 기여하지 않는다. 타타는 코러스의 공장을 폐쇄할 계획도 없다.
타타는 스스로 원료인 철광석을 생산하기 때문에 코러스의 제조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연구ㆍ개발비를 공유할 수 있다. 물론 타타의 인도 공장에서 만든 싼 중간재를 유럽의 코러스 공장으로 옮겨 완성품을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시간이 걸리고 물류비도 만만치 않다.
타타의 전략은 크게 두가지다. 첫째 통합된 유럽 철강산업이 더 안정적인 가격결정력을 갖는 데 승부를 걸고 있다. 이는 코러스에 대한 비싼 지불을 정당화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둘째로 자동차업체 같은 수요자들이 여러 나라에서 철강 구매를 원한다는 것이다. 이는 인도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공급이 가능한 어떤 기업에 이익을 준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이런 가정들의 현실화 여부다. 철강가격은 지난 몇 년간 안정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산업 자체는 여전히 통합과는 멀다. 세계적으로, 특히 아시아에서는 이미 공급과잉 상태다. 철강 가격은 여전히 순환적 변동성에 노출돼 있다. 또 글로벌화가 이익이 되냐는 하는 것도 문제다. 도요타 같은 회사들은 확실히 많은 나라에서 철강을 산다. 그러나 철강이 더 싸거나 질이 좋지 않다면 타타 같은 회사들의 이익은 작을 것이다.
타타의 이번 인수는 주식회사 인도의 커지는 자신감 표현이다. 타타와 아르셀로미탈 같은 글로벌라이저는 올바른 길에 들어서 있고 글로벌 영역에서 철강가격을 높임으로써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철강의 역설에 맞서 있다. 비록 그것이 필수적인 상품이라고 해도 결코 큰 이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