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은 물론 국내 통신시장의 향배까지 판가름할 하나로통신의 임시주총이 21일 경기도 일산 본사에서 열린다.
뉴브리지-AIG컨소시엄의 11억달러 외자유치안에 대한 주주들의 승인 여부를 묻게 될 이번 주총은 LGㆍSK텔레콤ㆍ삼성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은 물론 소액주주들까지 가세해 사상 초유의 표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외자유치안이 통과되든 부결되든 승패여부에 관계없이 심각한 후유증을 낳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심지어 원만한 주총 진행마저 힘들 것이라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금 어느 쪽도 쉽사리 승복하기 힘든 절박한 상황에 내몰려 있기 때문이다.
외자유치안을 관철시키려는 하나로통신과 이를 부결시키려는 LG는 주총 직전까지도 확보 지분을 극비리에 붙인 채 마지막 한표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외자유치안이 통과되면 뉴브리지-AIG컨소시엄은 이달말까지 5억달러의 자금을 투입, 하나로통신 지분 39.6%를 확보한 대주주가 될뿐 아니라 11명의 이사중 5명의 이사 선임권을 갖게 돼 하나로에 대한 경영권을 행사하게 된다.
반면 외자유치안이 부결되면 하나로는 다시 이사회를 열어 최근 LG가 제시한 칼라일그룹의 공동경영을 담은 외자유치안의 채택 여부를 논의하게 된다.
특히 하나로측은 뉴브리지-AIG 외자유치안이 부결되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데다 LG 역시 하나로를 인수하지 못할 경우 통신사업 철수도 불사하겠다며 배수진을 치고 있어 통신업계는 큰 격랑 속에 빠져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하나로통신 우리사주 조합이 LG투자증권ㆍLG화재 및 LG그룹 친인척 등을 상대로 제기한`LG계열사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은 이번 주총에서 큰 변수로 작용하지 못하게 됐다. 서울지법이 20일 LG그룹 친인척 지분 0.857%에 대해서만 이를 받아들이는 결정을 내려 증권(2.15%)과 화재(2.873%)등 나머지 우호지분은 제대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4.3%의 지분을 보유한 대우증권이 어느쪽의 손을 들어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우증권측은 현재까지 정확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어 주총 당일 결정적인 캐스팅보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외자유치안을 반대하고 있는 LG는 소액주주의 위임장에 대해 적법성 확인을 요구하고 있어 주총 의결의 효력 여부를 놓고 엄청난 후유증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이날 주총은 양측의 실력행사로 심한 몸싸움으로 번지거나 자칫 표결이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두환기자 dhchung@sed.co.kr>